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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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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남 신도시도 기획부동산…야산 1필지 172명 ‘쪼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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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산지구 신도시 지정 1년여전부터

상·하사창동 임야 쪼개기 매입 확인

소유주 중 18세도…미국 국적도 지분 매입

헤럴드경제

하남 교산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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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하남 교산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1년여 전부터 기획부동산업체들이 전국에서 수백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부지 인근에서 ‘지분 쪼개기’를 한 정황이 파악됐다.

22일 헤럴드경제가 하남시 상·하사창동 필지들의 소유주들을 등기부등본으로 살펴본 결과 교산지구 예정지 근처인 하사창동 5만9405㎡ 규모 임야 1필지는 공동 소유주가 172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개인은 167명으로 집계됐다.

이 필지는 2017년 8~10월 기획부동산 12개 업체가 지분을 나눠 매입한 뒤 곧바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쪼개 팔았다. 거래 시기는 정부가 하남 교산지구를 신도시로 지정·발표한 2018년 12월 이전에 이뤄진 것이 대부분(92%)이었다.

소유주 중 하남시민은 단 3명뿐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외지인이었다. 이들 중에서는 매입 당시 나이가 18세밖에 안 됐거나, 40대 엄마와 함께 땅을 사들인 20세의 어린 소유주들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국적이 미국인인 투자자도 소유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필지는 해발 150~250m 높이에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다, 도로와 이어지지 않은 맹지다. 이 일대가 신도시로 지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없었다면 기획부동산업체들이 대거 몰려 지분 쪼개기를 할 일도 없었다는 분석이다.

근처에 위치해 있으면서 교산지구와 맞닿아 있는 임야 1필지(2만6589㎡)도 106명이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토지였다.

2017년 8월 땅을 매입한 기획부동산업체가 4개월간 법인 1곳, 개인 105명에게 지분을 팔아 치운, 전형적인 지분 쪼개기 사례에 해당한다. 이 역시 하남시민은 단 2명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외지인이었다. 소유주의 나이는 21세부터 72세까지 다양했다.

상사창동 임야 1필지(6843㎡)도 2018년 1월 기획부동산업체가 매입한 뒤 같은 해 12월까지 19명에게 쪼개 팔았다. 해발 120~190m 높이의 야산에 있는 임야로, 자동차 진입, 통행이 불가능한 곳이다.

하사창동 5만9405㎡짜리 필지도 같은 기획부동산업체가 신도시 지정 직전에 집중적으로 거래를 주도한 뒤 전량 매도해 나온 상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당시 하남에 공공택지 추가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이 있었다”며 “야산 임야까지 들썩인 것은 이를 노린 기획부동산이 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는 3기 신도시 인근 지역과 전국 개발지역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혐의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지역본부 등 3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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