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사망 사례 이어 20대 남성 신고
보건당국, 사망 사례에서 혈전 확인됐지만
며칠 지난 후 '뒤늦은 공개'
"접종 인과성 미확인" 해명뿐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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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60대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게서 혈전 증상이 확인된 데 이어 20대 접종자에서도 혈전이 신고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8일 0시 기준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가 402건 추가됐다며 총 9405건이 접수됐다고 이날 밝혔다. 일반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400건 중에는 20대 남성이 접종 후 혈전으로 신고된 사례도 포함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전날 "사망사례 중에서 한 건 정도가 (혈전이 생성됐다는) 부검 소견이 보고된 게 있다"고 국회에서 밝힌 사례에 이어 접종 후 혈전이 확인된 두 번째 사례다. 당국은 해당 사례와 관련해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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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혈전이 생성됐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유럽에서는 약 20개국이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보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백신 접종과 혈전 간의 인과성이 밝혀진 바 없고, 혈전이 생활 속에서 쉽게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며 접종의 안전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희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에서 이상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지금까지 혈전증과 관련성이 인정된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4일 혈전 발생이 예방접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가 없다며 접종을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많은 전문가들 역시 백신 접종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잠재적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접종 후 사망자에서 혈전이 확인된 사례에 대해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는 분이었다"며 "예방접종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주 특이한 질병상태에서 (혈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현상"이라며 10만명 당 100명 이상에서 발생하고, 장기간 앉아있거나 오랜 시간 누워있는 경우, 연령 증가 등으로도 혈전 발생 가능성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제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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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건 당국의 대응이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에 따르면 60대 접종 후 사망자에게서 부검 육안 소견상 혈전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12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인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이후 여러 차례 "백신 접종 후 혈전색전증 등 유사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는 현재까지는 없다"고만 설명하는 등 이러한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아왔다.
접종과 혈전 발생 간 인과성이 확인됐다는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접종 후 사망자 중 혈전이 발생한 사례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추진단은 정은경 청장의 발언이 있던 17일 오전에도 "예방접종과 혈전증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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