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코브라 효과'와 일맥상통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거나 예상치 못한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맹독성 코브라가 도시에 출몰해 안전 문제를 일으키자 한 정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죽은 코브라를 가져오면 보상해주기로 한다. 이 정책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죽은 코브라가 산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도시를 돌아다니는 코브라의 수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조사에 착수한 당국은 사업가 정신을 발휘한 사람들이 코브라 농장을 차렸음을 알게 됐다. 코브라 사육이 야생 코브라를 포획하는 일보다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부는 포상금 제도를 서둘러 폐지했다.
이 조치로 농장에는 쓸모없는 코브라가 더욱 넘쳐났고, 사람들은 이들을 그냥 야생에 내던지듯 풀어놨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행동을 취하기 전보다 상황이 훨씬 악화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코브라 효과'였다.
저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쓴 클라이브 윌스는 10대 시절에 이성의 관심을 얻기 위한 노력이 왜 거절과 파국으로 이어지는지 궁금했고, 경제학을 공부하던 20대 시절에는 시장 경제를 활성화하고 독점을 막으려는 독점규제위원회의 활동이 어떻게 독점기업의 성공에 일조했는지 연구했다.
이 신간은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영역에서 무언가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온 역사적·세계적 실제 사례를 살피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구체적 방지책도 들려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환경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내놓은 '잘못된' 해결책들이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게 한다.
예컨대 우편 시스템을 개편했더니 배달 시간이 오히려 더 걸리고 이용자 불편도 더 커진다. '테러와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세금을 높이려 조세제도를 바꿨더니 세수는 도리어 줄어들며, 특정 산업을 살리려는 제도가 다른 산업의 몰락을 초래한다. 의도는 좋은데 그 의도가 나쁜 결과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는 거다.
본래의 의도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순 없을까? 저자는 무엇보다 '장기적 안목'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토대로 자신이 가진 정보가 정확한지 거듭 확인하라는 것.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피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이런 결과가 필연적이며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라"고 덧붙인다.
김수민 옮김. 프롬북스. 28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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