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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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팀은 오전 8시 반부터 국회에서 만나 협상을 시작했지만 줄곧 평행선을 달렸다. 오 후보 측이 당초 여론조사 문항으로 주장했던 ‘후보 적합도’ 대신 안 후보 측이 주장해 온 ‘경쟁력’을 수용했으나,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다시 입장이 갈렸다. 안 후보 측은 조사 대상의 전화번호를 100% 무선전화에서 추출하는 방식을 선호한 반면, 오 후보 측은 유선전화(집전화)를 10% 포함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쟁력은 우리가 수용한다. (대신) 유선을 10%라도 포함해 9:1 정도라도 타결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유선번호 포함은) 우리가 완전히 핸디캡을 안고 들어가는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유선전화 응답층은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게 정설이다.
이날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여론조사를 하루만 해도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 사무총장은 “(후보등록 마감 시한인)19일 오후 6시까지만 (여론조사를)하면 된다”며 “내일 아침에 결론 나도 하루 반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도 “(오늘 밤 합의하면)하루 반 정도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 그렇게 해도 1000명 샘플이니 그 이튿날 결과를 오전에만 도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상단에선 최악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일(29일)까지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투표용지에 ‘1번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2번 국민의힘 오세훈’, ‘4번 국민의당 안철수’의 이름이 모두 적힌다. 단 29일 이전에 야권의 두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하면 최종 사퇴한 후보의 기표란에 붉은색으로 ‘사퇴’가 명기된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뒤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 4차 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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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야권에선 “서로 급할 땐 ‘다 내려놓겠다’고 하더니 지지율이 동반상승하니 양보는 않고 싸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월 “(안 후보가)입당하거나 합당할 경우 출마하지 않겠다”고 조건부 출마선언을 했고, 안 후보는 줄곧 “대통합”을 강조해왔다. 오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북에서 “오 후보와 안 후보 모습은 야권이 이기기 위한 단일화와는 함참 거리가 멀다”며 “거친 비방과 설전은 당장 멈추고 ‘내가 지지 않으려는 단일화’가 아닌 ‘함께 이기는 단일화’로 가야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차라리 가위바위보라도 하자. 여론조사 문구로 감정이 나빠져 결과에 상처 받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두 후보가 어떤 방식이든 대승적 양보로 야권 통합과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양당 간 날선 표현이 오가기도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민주당 X맨”이라고 칭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를 겨냥해 “이제와 갑자기 합당을 한다는 생각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라며 “어떻게 보면 떼를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정치적 결정을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나온데 대해 “김종인 위원장의 사모님(부인)과 제 아내를 착각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가 공동주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김미경)이 같다”며 “(김 위원장 부인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가 여의도에 많이 퍼져있어서 그 분과 착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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