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소속 평검사가 지난 16일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청사 모습.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성준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전날(16일)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하면서 “‘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로 참담한 상황이나, 다들 잘 이겨내시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최 검사는 지난해 말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금품 수수 의혹을 조사하던 중 돌연 형사 4부로 전보되면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10월 8일 서울남부지법 법정에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전 광주MBC 사장)를 통해 5000만원을 강 전 수석에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서울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라임자산운용 전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강 전 수석이 강하게 반발하자 김 회장은 옥중편지를 통해 “검찰 출신 변호사와 검사가 여권 로비 진술을 회유했고, 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은 뭉갰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서울남부지검은 인력 공백 충원 등의 이유를 들며 최 검사를 ‘원포인트’ 인사 조치하며 수사에서 배제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최 검사를 끝으로 기존 라임 수사팀 전원이 교체한 같은 달 19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은 지난해 10월 법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의 현금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전 광주MBC 사장)를 통해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뒤 파문이 일자 옥중편지를 통해 "검사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말을 바꿨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도 같은 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이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선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이강세 대표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강 전 수석 로비 의혹에 관해 “2019년 7월 이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쇼핑백에 현금 5000만원을 담아 전달했다”면서도 “일하는 데 필요한 경비 등 포괄적 차원에서 돈을 건넨 것이지 준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라고 특정하지 않았다”고 기존 증언을 뒤집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