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이야기·신라 6부의 고분 연구
계명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조선 시대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라고 밝히며 조선 왕정의 이념 체계와 국가 운영 방식 등을 살핀 책이다.
책은 제국주의 시대의 왜곡된 관점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 '화려한 고대사' 및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대표되는 '조선 망국론' 등 두가지 관점을 거론하며 이런 시각이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서구 사회에도 퍼져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를 자국에서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고려와 조선의 연속성을 살피면서 천년 왕조가 유지된 비결에 관해서도 탐구한다. 구체적으로는 사회집단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이념의 추구와 지지 기반 확보, 사회변동기에 능동적인 대처와 경제적 토대 확보, 안정적 국방력 건설과 절대 평화 확립, 법치주의 확립을 통한 정교한 통치 체제 마련, 의사소통을 통한 왕정 신뢰 확보 등 다섯 가지를 든다.
책은 국내 학계가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통치를 반박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해왔지만, 역설적으로 그 방법은 서구의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사와 세계사의 동시성을 고려해 기존 관점을 재검토하고 동서양의 사상사와 사회경제적 변화 과정을 재조합해보자고 제안한다.
이학사. 489쪽. 2만5천원.
▲ 중세 이야기 = 안인희 지음.
인문학자인 저자가 유럽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36가지 중세 이야기를 역사 순으로 소개했다. 저자는 중세를 고대와 근현대 사이에 낀 별 볼 일 없는 시대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중세는 역동적으로 발전한 중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책은 "중세는 진짜 유럽의 역사가 시작된 시기"라고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주요 무대는 유럽의 남부와 소아시아반도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됐지만, 중세가 시작되면서 유럽 대륙 전체가 역사의 무대가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프랑크 왕국을 세운 게르만족 수장 클로비스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프랑크 왕국의 궁내 대신 카를 마르텔의 아들이 "아무것도 안 하는 왕들"이라고 말하며 새 왕조인 카롤링 왕조를 세운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11~13세기 벌어진 십자군 전쟁과 그로 인한 기사(騎士) 문학의 탄생 등의 내용도 전한다. 신앙의 시대인 중세에는 수많은 종교적 전설들과 성인 열전, 기적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데 이런 미신과 상상력이 문학작품에 반영돼 판타지 특성을 갖게 됐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지식서재. 400쪽. 2만원.
▲ 신라 6부의 고분 연구 = 최병현 지음.
50여 년 전 경주 천마총 발굴 참여를 시작으로 황남대총, 안압지, 황룡사지 등 경주의 대형 발굴에 참여한 저자가 그간 신라 고고학 연구 내용을 담았다. 경주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진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부터 신라 시대까지의 고분이 대상이다.
책은 사로국(斯盧國) 시기부터 통일신라까지 신라 왕도 5부 지역의 고분에 대해 시간순으로 살핀다. 고분 문화의 중심 시기인 신라 전기 왕도 고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저자는 신라 고분과 신라 6부의 관계도 고찰한다.
저자는 책에서 외부 세계의 인류학적 모델에 의존한 고고학 자료 해석보다는 각 시기 고고학 자료 자체에서 원리를 찾아내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또 고분에 반영된 사회의 계층성과 고분군의 위계 구조를 파악해 각 시기 신라 중심부 사회의 내부 통합에 대해 살폈다고 덧붙인다.
사회평론아카데미. 1천124쪽. 6만5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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