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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최소 39명 사망에 방화까지…혼돈의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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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갈수록 혼돈에 빠지고 있다. 군부가 14일 하루에만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 39명을 살해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중국 소유 공장에서 대규모 방화 사건이 일어나자 군경의 진압은 더욱 무자비해지고 있다. 군부는 계엄령을 확대하며 폭력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위대가 연합하는 등 시민들의 저항도 거세다.

군부는 14일 제1도시 양곤 흘라잉타야, 쉐삐따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국영TV에 발표했다. 지난달 8일에도 양곤과 만달레이 등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군경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지난 3일 38명이 사망한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단행한 지 한 달 보름 만에 누적 사망자는 130명을 넘어섰다.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는 무려 22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서 의류공장과 비료공장 등 4곳에서 불이 나자, 군이 보복 차원에서 22명을 학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얇은 간이 방패에 몸을 의지한 한 남성이 군부의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진 동료의 옷깃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려는 사진이 트위터에 퍼져나갔다. 불에 탄 공장 중 두 곳은 중국과 대만 투자자들이 소유한 공장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은 이날 오토바이를 탄 20여명이 도끼와 휘발유를 들고 단지 내로 침입해 정문과 창고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시민 사이에서 군부를 옹호하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으나, 소셜미디어에는 군부가 방화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은 현지 경찰에 중국기업과 중국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미얀마 군부에 요청했다.

군부가 방화 사건을 빌미로 시위대를 더 폭력적으로 진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서에 불을 지르려 해서 총격을 가했다면서 유혈진압을 정당화했다고 가디언이 국영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군부가 그간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인터넷을 완전히 끊을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군부의 진압이 폭력적일수록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아웅산 수지 고문을 지지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 소수민족 무장세력도 군부에 맞서 연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LD가 주도해 만든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의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지난 13일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소수민족과 연합하는 연방 민주주의를 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CRPH가 연방 민주주의를 위해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표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북부 카친주의 소수민족 카친족의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부대를 습격했고, 군부는 다음날 전투기를 동원해 반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도 쿠데타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시민불복종 운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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