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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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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發 의혹 확산... ‘3기 신도시’ 7월 사전청약 연기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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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뻔한데 수요자에 ‘희망고문’

토지보상 지연 만큼 진행 늦춰야

사전예약 보금자리 ‘반면교사’

세 곳은 10년 넘도록 입주 못해

일부선 “공급 의지 보여야” 의견도

헤럴드경제

올해 사전청약에 들어가는 경기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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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땅 투기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3기 신도시 주택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기 신도시를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데다 개발 예정지 토지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어서다. 다만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현재로선 철회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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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오는 7월로 예정된 사전청약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토지보상 절차가 사실상 멈춰선 상황에서 개발지연이 우려되는 만큼 진행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9월 남양주 왕숙, 11월 부천 대장·고양 창릉·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에 1~2년 앞서 일부 물량에 대해 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주택공급 불안에 대한 심리적 진정 효과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재도입됐다.

사전청약제는 ‘사전예약’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9년 보금자리주택 공급 당시 실시됐으나 2011년 폐지됐다. 본 청약 지연 등으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전세난민이 양상된 탓이다.

사전청약 연기론이 제기된 것은 정부가 당시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도시 조성 지연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사전청약만 진행하는 것이 수요자에게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LH발 땅 투기 의혹으로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절차는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전국 65개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투기의혹 조사에 대한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용·보상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LH에 따르면 정부는 2009~2011년 세 차례에 걸쳐 총 13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했다. 2009년 9월 1차로 공급한 서울 강남·서초, 고양 원흥, 하남 미사 등 시범지구 4곳의 경우 본 청약 일정을 대체로 맞췄다.

그러나 구리 갈매, 부천 옥길, 시흥 은계, 하남 감일 등 2·3차 공급지구의 상황은 달랐다. 2010년 4월과 11월 사전예약 모집 당시 계획보다 3~5년 늦게 본 청약을 진행했다. 하남 감일지구 B1블록의 경우 본 청약 일정이 6년 10개월 연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입주를 못한 단지도 세 곳이나 된다. 사전예약에 당첨된 지 10년이 넘도록 입주하지 못한 셈이다.

토지보상 지연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청약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상당수의 사전예약 당첨자가 자격을 포기했다. LH에 따르면 2009~2010년 사전예약 당첨자 1만3398명 가운데 실제 본 청약 계약자는 5512명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손에 잡힌 내 집 마련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난민으로 떠돌며 입주를 기다린 이들도 큰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호소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당시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당첨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지금 비슷한 시행착오가 예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토지보상도 진행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사전청약을 진행할 경우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으므로 급하게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전청약을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공급계획을 실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2·4 주택공급대책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사전청약에 대해서도 “향후 관련 조사·수사 진행 상황과 관계없이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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