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삭제보다는 ‘철회 공지’ 붙일 가능성“…뉴요커 기고문 한·일 번역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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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해 각국 학계의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실은 학술지가 이 논문의 철회를 고려 중이라고 같은 대학 로스쿨의 석지영 교수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26일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의 전말을 기고한 석 교수는 이날 당시 기고문의 한국어, 일본어 번역본 게재에 맞춰 추가로 올린 글에서 “그 논문을 출판한 저널이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석 교수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대화에서 “틀림없이 철회가 고려되는 중”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램지어 교수가 쓴 문제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은 일단 법경제학국제리뷰(IRLE) 3월호 인쇄본에 실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석 교수는 연합뉴스에 “인쇄본 출판 이전이든 이후이든, 논문의 철회는 그 논문에 ‘철회 공지’를 덧붙인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논문 자체를 완전히 지우거나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등 긴급한 비상 상황의 경우에만 논문을 통째로 삭제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관행인데 램지어 교수의 논문 사태가 그러한 비상 상황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석 교수는 전했다.
IRLE는 이 논문에 대한 글로벌 학자들의 잇단 문제 제기에 ‘우려 표명’의 글을 올리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문제의 논문이 포함된 3월호 인쇄를 늦춘 상태다.
이 학술지는 해당 논문이 이미 온라인으로 최종 발간됐다는 이유를 들어 우려 표명과 반박문 등을 덧붙이는 선에서 3월호에 그대로 인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쇄본이 나온 뒤 사후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IRLE의 출판사인 엘스비어 측은 최근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논문 출간 기록 수정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사후 철회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한편,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계약서 없이 논문을 썼다는 사실 등을 폭로한 석 교수의 지난달 뉴요커 기고문은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본으로 각각 뉴요커 홈페이지에 실렸다.
석 교수는 “내 글에서 탐구했던 논의가 각 나라에서 2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에 직접 맞닿았기 때문에 이 글의 한글, 일본어 번역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영어권에서도 역사의 한 챕터에 대한 이번 공개 담론이 학문의 책임과 완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런 학문의 책임과 완결성은 “특히 팩트와 과거에 관한 중대한 주장을 할 때 학문적 자유의 적절한 행사에 있어서 핵심적”이라고 꼬집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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