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북부서 소수민족 무장 반군이 군 습격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하려고 지난 11일 아침 집을 나서는 대학생 린 텟(19)을 말리며 아버지 조 린이 했던 말이다.
걱정하는 아버지에게 "(시위 현장에서) 쓰레기나 줍겠다"며 안심시키고 길을 나선 린 텟은 시위에 참여한 동료들을 고무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제 방패를 들고 선봉에 섰다가 몇 시간 뒤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13일 보도했다.
미얀마 시위 현장에서 숨진 대학생 린 텟 |
당시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린 텟의 시신과 군인 옆에서 한 남성이 웅크리고 앉아 "린 텟이 넘어지면서 혀를 깨무는 바람에 죽었다"고 말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렇게 말한 남성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고,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이 남성을 시위 현장에서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린 텟이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군이 그의 시신을 어디론가로 옮긴 뒤 유족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
조 린은 "군부대와 여러 군 병원을 찾아갔지만, 군은 아들의 시신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잡아뗐다"면서 "그저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고, 장례를 치러주고 싶을 뿐인데…"라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영원히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 텟과 함께 매일같이 시위에 참여한 민 초 텟은 "린 텟이 혀를 깨무는 바람에 죽을 리는 없다"면서 "(곤봉 등으로) 머리를 맞아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항의 시위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잇따라 희생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특별 보고관은 지난 11일 "쿠데타 이후 최소 70명 이상이 군경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 젊은이"라고 밝혔다.
유엔에 '보호책임' 촉구하는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대 |
한편 지난 1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州)에서 소수민족인 카친족 출신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한 군부대를 습격했고, 군이 헬기 2대를 동원해 반격하는 바람에 어린이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IA 조직원들이 다른 군부대를 습격하고, 군이 전투기까지 동원해 반격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일이다.
130여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미얀마에서는 1948년 독립 이후 정부군과 소수민족 자치를 요구하는 무장 반군 사이에 산발적인 교전이 계속돼 왔다.
특히 이번 쿠데타 이후 양측의 긴장이 고조돼 과거 정부와 휴전협정(NCA)을 체결했던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지난달 20일 군부와의 협상 보류와 쿠데타 불복종 운동 지지를 선언하고 불복종 운동을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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