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과거 통합되기 전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로 다시 나누거나 사업부별로 쪼개 관리·운영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물론 인적쇄신으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비리 척결은 시스템을 도입해 제도적으로 규제할 가능성도 있다.
◆ LH 해체시 지역본부 14개·주요사업별로 쪼개 운영
12일 정부 합동조사단은 3기 신도시 등 8개 지구에 대한 국토교통부 및 LH 전 직원에 대한 토지거래 현황 조사결사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총리는 "LH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그야말로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하는 그런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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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수준으로 꼽히는 방안은 사업부별 또는 지방본부별로 쪼개는 것이다. 국토부 또는 별도 공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들 LH 부서와 본부가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이 경우 LH라는 이름은 사라지게 된다.
LH는 도시재생본부와 스마트도시본부, 공공주택본부 등 10개 본부로 구성된다. 추진 중인 주요사업으로는 ▲도시조성사업 ▲도시재생사업 ▲지역균형사업 ▲공공주택사업 ▲주거복지사업 ▲국가정책사업 ▲연구기술 등이다.
사업부나 본부를 3~4개로 축소할 수 있다. LH가 신도시 조성을 비롯해 임대주택, 스마트시티, 지역균형 등 주택사업 전반을 주도하다 보니 내부 정보를 이용한 직원들의 비리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역할과 기능을 분리해 축소 운영되면 내부 감시를 강화할 수 있다.
지역본부별로 나눠 운영할 수도 있다. LH 지역본부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 대전, 세종시 등 14개를 두고 있다. 신도시와 임대주택, 환경개선 등 주택건설 관련한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LH를 해체하고 지역본부별로 운영하면 이들은 각 지역 주택사업 부문을 책임지게 된다.
조직 축소를 위해 LH 전신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출범했다. 주택공급 효율성을 높이고 공기업 선진화 명목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공룡 공기업으로 만들어지면서 직원들의 비리 행위도 늘었다. 견제를 받지 않고 독점적 지위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병폐를 없애기 위해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LH를 해체한 뒤 서민에 대한 주택공급 기능은 별도 부처를 만들어서 하고 LH는 시행사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별도 공사를 만들어 LH가 대부분 주도하는 주택사업을 분산한 필요가 있다"며 "비리 행위를 차단할 수 있게 상호 견제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의 공급주택 추진에 부담...해제보단 인적쇄신도 무게
LH를 공중분해 하기보다는 대대적인 인사혁신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부서 및 조직 통폐합으로 인력을 축소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직원의 비리는 시스템을 도입해 차단한다. 직원들의 토지거래 사전 신고제를 도입하고 내부 정보의 유출에도 가중한 책임을 묻는다. 투기를 통한 이익은 전액 환수하고 벌금도 물릴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대응방안은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현재로선 LH를 해제하기보단 인사혁신을 통한 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가 '2·4 공급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재차 밝힌 상태다. 신도시와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공급 대책은 LH가 실무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LH가 해제될 경우 정부의 정책 추진에도 애로사항이 큰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LH 직원들의 부도덕한 비리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철퇴가 내려져야 할 필요가 있다.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비도덕적인 공룡 기관 LH는 필요없다"며 "이번 투기 진상 조사를 마치면 LH는 해체의 수순을 밟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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