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읽는 해방과 점령·재판받는 쥐
일제강점기 식민지 한국에 살았던 일본인과 일본사회를 분석했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일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을 일본의 한 지방처럼 완전히 지배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일본인의 대량 이주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설립된 것이 바로 동양척식주식회사였다.
책은 한국에 이주한 다양한 직업군의 일본인 가운데 도시민, 지주, 농민을 다룬다.
저자는 도시민 사례로 당시 새로운 교통 요충지로 등장한 경남 삼랑진 지역을 분석했다. 그곳에는 농업, 상업, 운송업, 회사원, 건축토목직,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일본인이 있었는데 짧은 기간 머물다 타지로 떠나는 특징을 보였다.
저자는 특히 전북과 경남 일원의 지주들에 주목한다. 이곳 지주들은 러일전쟁 무렵부터 온갖 불법적 수단을 동원해 토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농장을 건설했다.
아울러 한국을 영구히 지배하기 위해 일본 농민을 대량 이주시켜 건설한 신일본촌, 일본 패망에 따른 일본인 사회의 해체, 해방 후 식민지 유산의 청산 작업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혜안. 648쪽. 4만3천원.
▲ 편지로 읽는 해방과 점령 = 정용욱 지음.
해방 후 미국과 소련 점령기에 한국인들이 해방과 점령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했는지 살핀 책이다.
저자가 미국 국립문서관에서 수집한 이 편지들은 당시 한국 사회의 민심과 민의를 드러내고 점령군 당국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보았는지 드러낸다.
저자는 이 편지들을 다른 사료들과 함께 분석해 한국 사회가 식민지배와 일제 잔재 청산에 실패하고 분단과 전쟁으로 치달은 점령기의 역사적 배경과 경위를 서술한다.
편지의 발신인은 이승만, 김구, 여운형 등 한국인 지도자, 일반 시민 등이고, 수신인은 맥아더 장군, 하지 장군 등 미군 고위 당국자 및 장성, 한국인 등으로 다양하다.
편지들을 보면 소통의 주체와 상대, 소통 방향이 여러 가지였고, 미군이 그 편지들을 수집, 정리한 동기와 목적 역시 다양했다. 어떤 편지는 점령군 당국의 검열 후 수신인에게 배달됐고, 어떤 편지는 압수됐으며, 또 어떤 편지는 6·25 전쟁 중 미군에 의해 빼앗기기도 했다.
민음사. 312쪽. 2만3천원.
▲ 재판받는 쥐 = 임제 지음(추정). 최익한 옮김.
독립운동을 하다 해방 후 월북한 국학자 최익한(1897∼?)의 성과를 모은 '최익한 전집'의 여섯 번째자 마지막 책이다.
조선시대 우화소설 '서옥설'(鼠獄說)을 최익한이 번역해 '재판받는 쥐'라는 제목으로 간행했다.
서옥설은 늙은 쥐 일당이 국가의 창고에 침입해 곡식을 축낸 사건에 대해 창고의 신이 재판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늙은 쥐가 배후로 지목한 여러 동식물의 자기변호와 수감 대기, 늙은 쥐의 변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최익한은 서옥설의 큰 흐름은 따르면서도 이야기를 다양하게 각색했다. 책은 서옥설 원문과 최익한이 보완한 글을 함께 실었다.
서해문집. 216쪽. 1만5천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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