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 회담 등 '제도화 가능성 커져
중국 '경제적' 압박 속 쿼드 각국 손익계산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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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과 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 온라인 회담이 12일(현지시간) 열린다.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 당시 구호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시작된 쿼드는 2007년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 부상에 대항할 경제·군사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공식 전략·안보 대화 모임으로 격상했다.
이후 4개국 모두 정권 교체를 겪은 데다 쿼드 모임이 중국을 자극한다는 인도와 호주의 우려로 한동안 중단됐다.
하지만 2017년 중국 공세에 열을 올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부활한 쿼드는 반중 연합 성격이 짙어진 이른바 쿼드 2.0이 됐다. 이어 2019년 미국, 2020년 일본, 2021년 온라인 외교장관 회담 거치면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쿼드가 외교장관 회담에서 정상회담으로 격상된 것은 쿼드 참여국들이 중국 '견제'라는 대명제에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쿼드의 다음 행보는 정기 회담 개최 등 쿼드 제도화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쿼드가 과거 소련의 팽창에 맞아 구성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다자 안보협력체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쿼드의 발전 방향은 과거 미·일·호주 3각 안보 대화(TSD)와 유사할 것을 보인다. 2000년대 초반 TSD는 3국 고위 관리간 비공식 회의로 시작해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문제를 두고 협력하다가 2006년 장관급 회담으로 격상, 2007년 국방 중심으로 안보국방협력포럼으로 발전했다.
실제 쿼드 참여 4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인도양에서 연례 해상합동훈련인 '말라바르'와 올해 1월 태평양 괌 인근 해상에서 다국적 대잠수함 훈련 '시드래건'을 실시하는 등 안보협력도 강화하고 있어 국방을 중심으로 한 협력체로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쿼드 참여국의 이런 행동은 중국과 군사적 충돌을 대비한 것이 아닌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급속히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중국에 맞서 쿼드를 통해 군사 밸런스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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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은 쿼드가 나토와 같은 다자 안보협력체가 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미 행정부 내에서도 쿼드가 다자안보체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대화체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는 쿼드가 추구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쿼드에 참여한 각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발이 커질수록 쿼드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관영매체인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 일본은 4년 연속 중국의 2대 교역국이자, 12년 연속 최대 상품 교역국이고, 인도는 최대 수입국이자 세 번째로 큰 수출국이라고 하는 등 쿼드 참여국들에게 중국이 비중이 얼마나 큰지 강조하는 등 우회적으로 쿼드 참여국을 압박하고 있다.
쿼드 4국의 입장은 모두 제각각이다. 미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 회복을 위해 중국을 기존 지역 질서에 편입해야 한다며 군사적·경제적으로 강한 견제를 요구하고 있다.
쿼드 정상회담은 인도가 참여 의사를 밝히며 급물살을 탔지만 인도의 방점은 중국과 백신 외교에서 승리를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2020년 5월 라다크의 판공초(班公湖)에서 충돌한 뒤 올해까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2월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해 판공초에서의 철군을 완료했지만 인도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에 인도는 쿼드 모임을 활용해 중국과의 백신경쟁에서도 승리하겠다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인도로서는 중국의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도 외교부는 쿼드 당사국인 3개국(미국·일본·호주)에 인도 백신 생산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다.
일본과 호주는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번 쿼드 정상회담에서 대중 견제를 핵심으로한 합의문 등이 나올지, 나온다고 해도 어느 수준까지 중국을 압박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일본은 2020년 6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주도한 홍콩 보안법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 참여 제안을 거부했고, 지난해 10월16일에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추진하는 반 화웨이 네트워크인 '클린 네트워크'에 불참하겠다고 하는 등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
당시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은 미국보다 중국 경제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을 배제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쿼드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가장 좋지 않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 국제 조사를 요구한 호주에 무역, 관광, 교육 등 분야에서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어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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