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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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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기준 자체를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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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니 랭 부사장은 "유니티의 AI 기술을 통해 ROS는 단순한 로봇 제작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 산업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유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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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시도하는 산업군이 늘고 있습니다. 유니티는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의 기준 자체를 바꿀 수 있길 기대합니다."

글로벌 게임엔진 기업 유니티에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총괄하는 대니 랭 부사장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로봇 소프트웨어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프레임워크인 ROS(Robot Operating System)를 지원하기 위해 유니티가 새롭게 공개한 '사물 위치와 방향 추정' 데모를 통해 로봇 산업 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니티로 합류하기 이전부터 우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AI 전문가로 활동했던 랭 부사장은 "지금까지 로봇을 이용하려면 로봇 전문가가 직접 뛰어들어 매뉴얼에 따라 작업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해야 했다. 각 산업군이 현실의 장벽에 막혀 있었던 셈"이라고 진단하며 "유니티의 AI 기술을 통해 ROS는 단순한 로봇 제작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 산업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니티가 공개한 사물 위치와 방향 추정 데모는 AI·머신러닝을 이용해 컴퓨터 비전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합했다. 랭 부사장은 "이 시스템은 프로그램을 통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합성 데이터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프로그래머조차 알기 힘든 미묘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제조 산업군 대부분에서 혁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때로 인간이 작업하기에 위험한 공정이 있다면 훨씬 안전하고, 설령 위험성이 없더라도 지나치게 반복적이거나 지루한 작업이 있다면 로봇이 인간보다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랭 부사장은 "예를 들어 농업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 트랙터가 인간 없이도 수천 에이커를 경작하고, 물류업에서도 자동 로봇이 창고를 돌아다니며 트럭에서 내린 짐들을 배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일이 보다 보편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로봇, 특히 로봇 팔의 기능이 보다 정밀해져야 한다. 랭 부사장은 "로봇 팔은 각 산업 현장에서 물건을 집어 들어 옮기는 등 구체적 작업을 하기 전에 카메라를 이용해 컴퓨터 비전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컴퓨터 비전은 인간이 눈으로 상황을 보고 뇌로 판단해 대응하는 것처럼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AI를 작동시켜 촬영된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 팔의 기능을 쓰기 이전에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어 장비가 손상되거나 산업 설비 비용이 급증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 유니티는 로봇을 이용하는 제조 공장에서 잠재적인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반복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유니티 기술을 받아들이는 기업들도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스웨덴의 AI 기업 '알고릭스 시뮬레이션'이 현재 유니티의 대표적인 고객이다. 랭 부사장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로보틱스 역시 AI와 결합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라며 "유니티가 속속 등장하는 로봇들의 연습 시뮬레이터 시장을 위해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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