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개년 중기 자산 배분 계획 따라
국내 주식 비율 올해까지 16.8%로 줄여야
한투연 “기계적 매도, 주가 하락 주범” 비판
코스피가 하락 출발 후 보합권에서 등락 중인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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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사상 최장인 4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코스피가 2% 하락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사상 최장인 4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이 매도한 금액은 약 13조원이다.
연기금의 종전 최장 기록은 2009년 8월 3일부터 9월 9일까지 28거래일로 약 3조원이다.
연기금의 매도세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59.46포인트(1.98%) 하락한 2936.66을 가리켰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5포인트(0.21%) 내린 2989.96에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전날 기관과 외국인이 3766억원, 1292억원 순매도해 증시 하락을 키웠다. 기관의 매도세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연기금으로 2740억원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를 견인했지만, 기관의 매도세로 개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채권금리 인상으로 주요국 증시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연기금의 기계적인 매매로 악재를 키운다는 비판이다.
연기금 측은 자산 배분 원칙 때문에 국내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 2018년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5개년 중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율을 올해까지 16.8%로 줄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비율 목표치는 17.3% 였지만, 실제 연말 비율은 21.2%로 3.9% 초과됐다.
하지만 과거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당시 세운 자산 배분 계획을 현 시점에도 유지하는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 4일 전주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작년 말부터 역대급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정의정 한투연 회장은 “국민연금이 16.8%란 목표에 얽매여 연말까지 20조원 이상 기계적 매도를 이어가겠다는 건 지수 상승을 주도해 온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명백한 이적 행위”라고 말했다.
또 “기계적 매도로 하방 압력을 가해 사인을 내보내면 외국인도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할 것이고 누가 봐도 계속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동학개미들이 눈물을 흘리며 퇴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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