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했다. 사진은 연구 중인 종근당의 연구원 모습. [사진 종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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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의 긴급사용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에 이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지 주목된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조건부 허가와 임상 3상 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했다고 8일 공시했다. 식약처는 “안전성·효과성을 검증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허가 여부를 신속히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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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벨탄 투여 28일 후 94%가 회복
종근당의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 [사진 종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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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나파벨탄을 투약한 코로나19 환자의 치료기간·치료율 개선을 확인했다. 나파벨탄을 투여한 코로나19 환자는 28일 후 94.4%가 회복했다.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인한 사망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번에 종근당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나파벨탄은 ‘국산 1호’인 렉키로나주와 비교하면 크게 세 가지 차이점이 있다. 먼저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라는 점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폐렴에 걸렸거나 연령이 50세 이상인 중등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 코로나19 환자는 ▶입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증 환자 ▶산소마스크 치료가 필요한 중등증 환자 ▶집중치료실(ICU) 치료나 인공호흡기 장착이 필요한 중증 환자로 구분하는데,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와는 무관하다.
렉키로나주가 항체치료제라면, 나파벨탄은 약물재창출 방식이라는 점도 차이가 난다. 세균·바이러스 등 항원이 침투하면 면역 체계가 항원에 대응하려고 항체를 생성하는데, 항체치료제는 이 항체를 외부에서 만들어 투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에 비해 나파벨탄은 기존 약물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이다. 현재 혈액 항응고제와 급성 췌장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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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치료 효과 입증한 유일한 약물”
나파벨탄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렉키로나주와 같은 항체치료제는 특정 항원에만 정확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에 약하다. 종근당 측은 “최근 해외에서 발견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나파벨탄 치료 기전이 적용됐다”며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종근당은 이날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 신청과 함께 대규모 임상 3상 시험 계획서도 제출했다. 임상 3상은 약 600명의 중증의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가 시험 대상이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10여 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나파벨탄은 치료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약물”이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식약처·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등 정부 기관과 협의해 임상 3상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렉키로나주가 국내 최초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후 국내 주요 제약사는 ‘국산 2호’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을, GC녹십자는혈장치료제(GC5131A)를 각각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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