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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소녀시신 도굴'까지…뒤숭숭한 미얀마, 군부는 美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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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유혈사태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 강제 진압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위에서 숨진 19세 소녀의 무덤까지 파헤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배후에 중국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미얀마 군부 측 로비스트는 반대되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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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미얀마 양곤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시위대가 소화기를 뿌리며 대응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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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사격에 '백색 테러'까지…사망자 속출

미얀마 전역에서는 쿠데타 발생 후 한 달 넘게 반대 쿠데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군부는 실탄을 동원해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일 하루에만 최소 38명이 사망했으며 이중에는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실은 지난 4일 기준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이상이 체포·구금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까지 합하면 실제 희생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에도 전역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미얀마 경찰은 최대 도시 양곤에 모인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을 발사했다.

군부 지지자들에 의한 '백색 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백색테러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우익세력의 테러를 뜻한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미얀마 중부 마궤의 한 마을에서 군부와 연관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역 대표와 가족 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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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알 신의 장례식./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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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무덤 파헤친 군부, 계엄령 확대 소문까지

이 와중에 미얀마 군부는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은 19세 소녀의 시신을 도굴해 비난에 휩싸였다.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치알 신의 장례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5일 오후 3시쯤 군인들이 묘지로 들어와 직원들의 머리에 총을 겨눈 뒤 묘지 입구를 봉쇄하고 시신을 파헤쳤다. 군부는 사인 조사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망 원인 조작이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3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진 치알 신은 서위 당시 선두에서 동료들을 보호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며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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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미얀마 만달레이에 모인 시위대./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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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군부가 곧 계엄령을 확대 선포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빠르게 확산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부는 지난 8일 만달레이 시내 7개 지역과 최대 도시인 양곤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다. 여기에 인터넷 차단, 단전 조치 등을 수반한 계엄령이 전역에 선포될 것이라는 얘기가 도는 상황이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배후설로 지목되는 중국과는 거리를 두고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관계자 발언이 전해졌다. 이스라엘계 캐나다인인 로비스트 아리 벤메나시는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가 자신이 소속된 회사 '디킨스 앤드 매드슨 캐나다'를 고용했으며, 서방 국가들이 미얀마 군부를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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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1월11일(현지시간) 미얀마 대통령궁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만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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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얀마 안팎에서는 '중국 배후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쿠데타가 발생하기 약 3주 전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을 만났고, 쿠데타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에 중국이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벤메나시는 군 장성들이 오히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지나치게 중국과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으며 "(군부 내에) 중국 아닌 서방·미국 쪽으로 붙어야 한다는 실제 움직임이 있다. 그들은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군부가 지난해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증거를 갖고 있으며 민주주의로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벤메나시는 "군부는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갈 원한다. 다만 절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총선에서 대패한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1일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1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다시 실시해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은 1년간의 비상사태 해제 뒤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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