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연구가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수년간 자료를 모으고 연구한 끝에 선보인 개성음식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고려의 수도 개성은 한반도 중간에 위치해 음식 맛에서도 남쪽의 맵고 짠맛, 북쪽의 심심한 맛의 중용에 해당하는 치우치지 않는 맛을 드러낸다고 한다.
또한, 개성은 바다와 적절한 산, 인근에 평야를 가진 곳으로 다양한 식재료들을 활용한 음식들이 발달했으며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새우로 담근 새우젓에서 개성 음식의 감칠맛이 유래했다고 한다.
아울러 저자는 개성상인의 넉넉한 맛, 정교하고 깔끔한 불교의 맛, 화려한 자유의 맛, 국제교류도시의 개방적인 맛 등을 특징으로 꼽는다.
책은 박물관 자료를 토대로 고려인들이 식기로 썼던 '고려청자'에 어떤 음식과 식자재가 담겼는지 소개하고, 고려 문인 이규보와 이색의 한시를 통해 당시 음식 문화를 설명하는 등 개성음식을 고려에서 출발해 살펴본다.
이어 개성음식으로 알려진 개성 만두 편수, 보김치, 개성 장땡이, 설렁탕, 닭복음탕, 개성 순대 절창, 조랭이떡, 홍해삼, 개성 무찜, 호박김치 등의 유래와 현대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통일된 한반도에서 마주하게 될 밥상은 '서울밥상'도 '평양밥상'도 아닌 '개성밥상'이 될 것이라며 사대부 밥상, 쌍화점 메뉴, 기방 상차림 등을 구상하고 이들 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의 조리법 등을 들려준다.
들녘. 512쪽. 2만2천원.
▲ 전국축제자랑 = 김혼비·박태하 지음.
젊은 작가 부부가 전국 12곳의 지역 축제를 다니며 쓴 여행기를 묶은 책.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에 연재된 글을 보강해 단행본으로 냈다.
두 저자는 "어떤 종류의 끈적끈적함과 어떤 종류의 매끈함이 세련되지 못하게 결합한 K스러움"의 근원을 찾아보겠다며 축제 기행에 나섰고, 축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문장들로 전한다.
이들은 "이글대는 정념이 빚어낸 얼토당토않은 행사들과 마지못한 관성이 빚어낸 얼렁뚱땅한 행사들이 좌충우돌하며" 연출한 장면들에서 황당과 납득이 엉켜 들고 수긍과 반발, 포기와 응원이 버무려졌다고 소회를 밝힌다.
그러나 비웃음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축제장 사람들의 진심을 본다. "한판 벌어진 축제의 마당에서 축제의 주제를 살리고 지역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고민하고 애쓴 흔적들, 이렇다 할 문화 이벤트가 드문 지역에서 1년에 며칠이나마 공연도 보고 게임도 하고 춤도 추는 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표정들" 등을 눈에 담은 두 저자는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이 옴팡 싹텄던 것 같다"고 말한다.
민음사. 29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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