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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예산국장 ‘막말트윗’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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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든 후보자 낙마… 美 역대 각료 지명철회 17건뿐

조선일보

바이든 정부의 백악관 예산국장에 지명됐던 니라 탠든이 지난달 10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 나선 모습. 그의 막말 전력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반대가 나오면서 인준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바이든은 탠든의 자진사퇴 형식을 빌려 그를 지명 철회했다. /AP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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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폭행 전력으로 논란이 된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지명자가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다. 바이든 내각 각료급 인사 중 ‘낙마 1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 “예산관리국장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니라 탠든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이 공개한 탠든의 서한에 따르면 그는 “유감스럽게도 인준을 받을 길이 없는 게 분명하고,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며 “이 자리에 검토된 것과 이런 신뢰를 받은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탠든이 내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혀, 그를 의회 인준이 필요 없는 다른 자리에 기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역사상 각료급 인사의 상원 인준 가능성이 희박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한 경우는 17건으로,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탠든은 바이든이 핵심 공약으로 재추진할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 의무가입제)의 핵심 설계자로, 그의 낙마가 바이든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힐·워싱턴포스트 등은 바이든이 새 예산국장 자리에 예산국 부국장 지명자인 흑인 여성 셜랜다 영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으로 미국진보센터 소장을 지낸 탠든은 과거 공화당 의원 등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트윗을 올린 것으로 유명했다. 클린턴의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 참모를 폭행한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정부 각 부처 예산 배분을 총괄하는 예산국장 자리에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으로 인도계인 탠든이 지명되자 그의 전력을 기억하는 야당에서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달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마저 인준에 반대하면서 과반 득표가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탠든은 그간 자신의 막말 트윗 1000여개를 삭제하고 의원들에게 사과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도 여야 인맥을 총동원해 탠든 인준을 설득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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