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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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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금감원장‥내부선 연임반대, 밖에선 하마평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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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연임론 제기되자 노조는 "퇴진" 압박

금융권 막강 영향력‥김오수·정은보 거론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가 두 달 남았지만, 벌써부터 금감원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쪽에서는 윤 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후임 금감원장 자리를 두고 유력 인사들의 하마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윤석헌 금감원장(사진=금감원 제공)


금감원 노동조합은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과거 채용 비리에 연루돼 내부징계를 받았던 직원 2명이 승진하자 인사권자인 윤 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각을 세운 것이다.

노조는 “금감원은 채용 비리 연루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은 대신 채용 비리 가담자를 승진시켰다”며 “인사 참사를 책임지는 방법은 윤 원장의 사퇴뿐이며, 오는 5일까지 거취를 밝혀달라”고 했다.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도 노조에 힘을 실어줬다. 노조가 현직 금감원장의 퇴진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 원장 연임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윤 원장이 임기 말임에도 라임 사태로 금융권 CEO의 중징계를 밀어붙이고,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학자 시절부터 견지한 소신 행보라고 설명을 해도, 연임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일부에서 끊임없이 나온다. 연임에 부정적인 금감원 노조가 공개적으로 나서 윤 원장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감원 밖에서는 후임 원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다. 김 전 차관은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엘리트 검사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금감원장, 감사원 감사위원을 포함해 굵직한 자리마다 이름이 거론됐다. 여권에서는 정무적 감각이 있는 친정부 인사가 금감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협상대표도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정 대표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정통 경제·금융 관료다.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이름도 나온다.

금감원장 자리를 두고 관심이 뜨거운 배경에는 금감원장이 가진 막강한 힘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금감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차관급이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를 감독하고 제재할 권한이 있다. 금융회사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 기업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회계나 공시제도를 지렛대 삼아서다. 분식회계 혐의로 중징계 결정을 내렸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금감원장은 법 테두리 밖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라며 “금감원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강력한 존재감을 각인할 수 있어 가고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감원의 한 직원은 “금감원장과 노조가 서로 등을 돌리고 싸우는 모습을 보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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