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톱날로 최대 1.2m 'V'자 상처…전국 46곳에 피해목
국립산림과학원, 스위스 발간 '서스티너빌러티' 게재
전북 남원 왈길마을숲 피해목 |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일제 강점기 무분별한 송진 채취 피해 실태 연구 결과가 스위스에서 발간되는 국제 학술지 '서스티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에 실렸다.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말기(1941∼1945)에 일본은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확보하기 위해 소나무에 톱날로 'V'자형 상처를 내는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송진을 채취했다.
상처 크기가 최대 1.2m에 달할 정도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톱날 채취는 소나무 줄기에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겨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천 해인사 소나무 피해목 |
국립산림과학원은 2017년부터 문헌조사, 시민 제보, 현장 조사 등으로 '전국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분포 현황'을 작성해 총 40개 지자체 46곳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 중 전북 남원 왈길마을, 경남 합천 해인사, 강원 평창 남산, 울산 석남사, 인천 강화 보문사 등 5곳에 피해목이 생육하는 것을 확인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피해목 생육지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일제 강점기에 자행한 톱날에 의한 다량 채취 방식은 소나무에 아물지 않는 상흔을 남겼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연구 결과"라며 "상흔을 가진 노송 생육지를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역사적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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