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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투자노트] 화학주 투자자라면 꼭 봐야할 중국 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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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10일 전후)에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발표된 1월의 중국 PPI는 전년 동기 보다 0.3% 상승했다. 중국 PPI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만이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지표다. 중국 PPI가 1년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중국의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의 과도한 위축으로 인한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걱정하던 터였는데 1월 PPI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조선비즈

지난해 5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경.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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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월 PPI도 플러스를 이어갈지는 국내 투자업계에서도 큰 관심거리다. 이는 단순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거시경제와 소비수요가 회복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중국 PPI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국 PPI가 국내 화학주의 주가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중국의 PPI가 올라가면 S-Oil(010950)이나 롯데케미칼(011170)의 주가가 함께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PPI 상승과 국내 화학업종에서 속하는 기업의 이익추정치와의 상관관계는 0.657%로 나왔다. 중국 PPI가 상승할 때 국내 화학업종의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65.7%라는 의미다.

왜 중국 PPI가 국내 화학업종 기업들의 이익과 직결될까. 이유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 화학기업들의 제품을 원자재로 수입(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해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PPI는 중국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을 조사하는 지표인데 이 PPI가 올라간다는 의미는 중국 기업들이 더 비싼 값으로 국내 기업에게 원자재인 화학제품을 사간다는 의미가 된다. 국내 기업들의 마진은 더 늘어나고 당연한 수순으로 이익도 증가한다.

실제 지난 2016년 2월부터 줄곧 마이너스였던 중국 PPI가 2017년 2월 플러스(전년 동기 비 1.40%)로 전환했을 때도 국내 소재산업의 주요 분야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했었다. 화학기업의 영업이익이 22.8%늘었고 에너지(29.5%), 비철(11.3%), 철강(10.1%) 등 다른 소재산업 기업들의 이익도 두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PPI는 국내 소재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지만 특히
화학제품의 마진 증가와 상관관계가 높다"며 "화학기업의 이익 추정치와 중국 PPI가 올라가는 것은 거의 같은 흐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의 통계를 보면 화학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를 모아 산출하는 화학업종 지수는 지난 2일 7279.41(종가 기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6503.57) 보다 11.9%(775.84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화학업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게 반영된 수치다.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 제품 생산을 늘리게 되면 국내 화학업종의 이익은 지금 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화학업종 투자자라면 중국 PPI는 놓치지 않고 찾아봐야하는 지표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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