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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저는 '위안부'가 아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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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용녀 할머니 막내아들 서병화 유족회 부회장
유족회 "위안부는 '일본군을 위안 한다'는 일본 표현"
"국내선 너무 강하고 불편하다"며 기피...용어 바꿔야
한국일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유족회는 2일 오전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램지어 교수의 논물 철회를 촉구했다. 정대운(왼쪽 두번째부터)의원, 양한석 유족회 회장, 서병화 부회장, 안신권 연구소장이 서 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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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아들입니다.”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 청사 앞에서 만난 서병화(62)씨가 한 말이다. 서씨는 2013년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이용녀 할머니의 막내아들이다.

서씨는 “30대 중반인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내가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다’라며 나눔의 집에 입소하셨다”며 “그땐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왜 하필 우리 엄마가’ 라며 큰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어머니를 위로하고, 아들로서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솔직히 너무 창피해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그게 평생 한으로 남는다”며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한 일본의 공식 사과는 반드시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성노예라는 표현이 강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쓰고 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군의 가해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씨가 부회장으로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유족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학술적 자료나 역사적 증거 없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가짜 논문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가해자 중심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표현을 피해자 중심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변경하고 역사 왜곡과 망언을 방지할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한석 유족회 회장(고 김순덕 할머니 아들), 안신권 일본군성노예피해자 연구소장, 정대운 경기도의회 의원, 서 씨 등이 참여했다.

정대운 의원은 성명을 통해 “‘위안부’는 ‘일본군을 위안 한다’는 내용으로 가해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1996년 유엔 인권위원회와 1998년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서는 ‘일본 및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해당 용어가 문제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국제용어로 인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본 우익을 비롯한 일부 학자들이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한다”며 “이는 역사적 도발이자 인권 침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도 앞서 2015년 일제하 일본군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으며, 2018년 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용어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유족회는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활동과 추모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뜻을 같이한 피해자 유족과 생존자 15명의 가족을 중심으로 2015년 2월 출범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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