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망했지만 대화 여전히 열려 있어" 여지 남겨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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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이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과 관련해 미국과의 비공식 회담을 공식 거부했다.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게 이란의 일관된 입장이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의 최근 언행을 볼 때 이란은 유럽의 핵협정 중재 국가들이 제안한 비공식 회담을 하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콕 집어 회담을 거부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패한 ‘최대 압박’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데다, 이란핵협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총체적 책임 및 이행 약속조차 다시 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일방적이고 불법적 제재들을 중단하고 핵협정을 다시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를 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미 정부는 이란에 핵협정 준수 및 새로운 협정에서 미사일 개발 억제도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란과의 협상 결렬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이란핵협정 복원을 최대 과제로 내세웠지만, 테이블에조차 앉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란이 공식적으로 미국의 협상을 거부했지만 미 정부는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협정 복원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동시에 협상 여지도 남겼다. 백악관은 이날 “이란이 대화를 거부해 실망했다”면서도 “의미 있는 외교에 다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추후 협상이 진행될 경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외교적으로도 우위를 도모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미 고위 관료는 로이터통신에 “이란의 비공식 회담 거부는 외교적 과정의 일부”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버티기는 직접 협상에 대한 기대를 모두 없앤 게 아니다”라며 “향후 회담에서 지렛대를 얻으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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