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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과거대로"…일본에 '미래' 말한 문 대통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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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로는 '역대급' 유화 메시지

한·일관계 회복 의지…남북미 대화도 염두

'피해자 중심주의' 대원칙은 재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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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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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2021년 3·1절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한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우리(한·일 양국)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사 문제가 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 부드러워진 대일(對日) 메시지…2018년에는 "반인륜적 인권범죄"

이날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일본을 향한 '역대급' 유화 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우리 정부는 '과거와 미래를 구분 지어 협력한다'는 기조를 계속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취임 2, 3년 차 때의 강조점은 '과거'에 있었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습니다." (2018년 3·1절 기념사)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입니다." (2019년 3·1절 기념사)



이랬던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부드러워진 것은 지난해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2020년 3·1절 기념사)

그런데 이때는 대일(對日) 메시지 자체가 짧았습니다. 단 여덟 문장에 그쳤습니다.

그 배경에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국면에서 이른바 '소(재)·부(품)·장(비) 독립'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습니다. 실제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 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기업 육성으로 대일 의존도를 낮춘 성과를 언급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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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 하는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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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념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2021년 3·1절 기념사)



문 대통령이 대일 메시지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유화적 제스처를 건네는 건 그만큼 한·일 관계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임기 사실상 마지막 해인 올해, 얽히고설킨 매듭을 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남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협조도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 위안부 판결에 "곤혹스럽다"…고민하는 문 대통령

기념사에서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 문 대통령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월 8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그 뒤인 1월 14일 문 대통령은 "때때로 문제가 생겨나더라도 그 문제로 양국관계 전체가 발목 잡혀선 안 된다"(강창일 주일 대사 임명장 수여식)고 말했습니다. 나흘 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곤혹스러움'을 말합니다. 피해자들은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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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하는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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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징용 판결 등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중에 또 위안부 판결 문제가 또 더해져서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2021년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

문 대통령은 오늘 기념사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의 '대원칙'은 다시 확인했습니다. "(불행했던 역사를)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결국 문제 해결의 원칙은 그대로 둔 채, 과거와 현재를 '분리'해 대화하자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도쿄 올림픽'을 언급했습니다. "한·일, 남·북, 북·일 그리고 북·미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빼면 기념사에서 새로운 제안은 없었습니다. 일본의 대답은 기다려봐야 합니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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