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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사진은 말한다] 채명신장군 부부, 198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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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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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쟁 때 한국군 사령관이었던 채명신 장군(1926~2013)을 기자들이 인터뷰하러 갔다. 용산 미군부대 인근 한옥에 들어서자 장군 부부가 활짝 웃으며 기자들을 맞이했다. 베트남에서 복무한 병사라면 채명신 장군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다른 장군은 병사들을 엄격하게 대했지만 채 장군은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누구나 좋아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커피를 마실 때 사진기자가 군 복무 시절 비둘기부대 근무(1965) 당시 채 장군이 부대를 방문해 연설 중에 '죽어서 귀국하는 장군보다 용감하게 싸우다 살아서 귀국하는 사병이 더 좋으니 부디 살아서 귀국하라'는 말씀이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하자 '베트남 용사가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기자가 됐구먼' 하면서 악수를 청하고 어깨를 두드려 줬다. 장군의 마지막 유언인 '장군 묘역에 묻히는 것보다 사병 묘지에 안장되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것을 실천한 그를 보면서 박정희 시대에 병사들에게 존경받던 장군이 육군참모총장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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