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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한 韓 국채 10년물 금리...열쇠는 '연준'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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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고채 10년물 연 1.96% 기록

美 국고채 금리 급등세 영향에 상승

최근 美 기대 물가상승률은 주춤한데

통화·재정 불확실성으로 금리 튀어

증권가 "연준의 개입 시그널에 달렸다"

서울경제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약 1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연 2%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을 주도하는 변수는 다양했다. 지난 달 말엔 국내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국채 공급 확대 우려가 부각됐다면, 설 연휴 이후에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국내 금리 상승을 설명하는 핵심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각 타이밍마다 ‘변화량’이 큰 변수에 따라 우리나라 국채 금리 역시 요동치는 모습이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상승을 주도하는 변수에서도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달 초까지만 해도 금리 변화를 주도했던 물가 상승 기대가 다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근의 금리 상승은 미국 통화 당국의 태도에 대해 각 시장 참가자들이 느끼는 ‘투자 심리’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된다는 것이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서 국내 금리 변화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하는 이유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한국 국고채 10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은 전날보다 7.6bp(1bp=0.01%) 오른 연 1.96%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3월 20일(연 1.9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폭은 지난해 3월 23일(10.7bp) 이후 가장 컸다. 그만큼 채권 시장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뜻이다. 국고채 3·10년물 금리 차는 0.94%포인트까지 확대되며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26일 한국 국고채 시장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25일(현지 시간) 장중 한때 연 1.6% 수준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 다음 날인 지난 26일엔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역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연 1.42% 수준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미국 금리는 달러화 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내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채 상승 변수에서 포착된 변화
증권가에선 최근 미국 금리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미국 금리 상승을 견인하던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 추세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물가 기대보다도 명목금리 상승 속도가 훨씬 빨라지면서 실질 금리가 올라갔다”며 “채권 시장의 성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경제학에선 명목금리(국채 금리)를 기대 인플레이션에 실질 금리를 더한 값으로 정의한다. ‘피셔 방정식’이다. 이때 자본시장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따질 때 종종 언급하는 값이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이다.

실제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BEI는 지난 2월 16일(현지 시간) 2.24%까지 올라가며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이후엔 소폭 하락하면서 지난 25일 2.14%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1.30%에서 연 1.54%까지 올라갔다. 적어도 미국 자본시장에선 물가 상승 기대가 뒷걸음질 칠 때, 명목 금리는 역으로 오르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BEI는 이번 금리 상승 국면에서 오히려 정점을 확인하는 양상”이라며 “현 시점에서 물가 상승 우려가 더 이상 큰 폭으로 금리에 반영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해석했다.



◇한국 국채 금리 동향의 ‘열쇠’는 미국 연준에게

증권가에선 이처럼 기대 물가 상승세가 위축됐음에도 시장 금리가 오른 배경으로 미국 내 재정·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꼽는다. 미국에서 추진하는 1조 9,00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이 생각보다 빨리 출구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채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전날(25일) 미 국채 금리 급등은 연준에 대한 불신, 즉 연준의 긴축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장이 우려한 것을 핵심 배경이라고 판단한다”며 “정부의 공격적 지출과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연준이 다소 이른 시점에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심이 일소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연준에서 어떤 신호를 내놓을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최근과 같은 금리 상승세를 좌시하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처럼 기대 물가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명목 금리만 오르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실질 금리 상승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질 금리가 오를수록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연준이 특별한 대응을 취하지 않을 경우 지난주처럼 실질 금리 상승→국내·해외 증시 불안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를 위해선 채권 시장에서 불거지는 수급·물량 부담을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이라는 중앙은행(연준)의 명확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당국이 국고채 금리 흐름을 홀로 바꾸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연준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지난 26일 한은이 상반기 중 5조~7조 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 연구위원은 “우리 통화 당국이 좋은 조치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의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약발이 안 받는 상황”이라며 “큰 집(미국)이 안정되지 않으면 우리 금리만 단독으로 안정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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