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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박스에 갇힌 증시… 비트코인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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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 한달만에 7조 뚝
증시 횡보에 개인들 대안 모색
비트코인·공모주·중형주 관심
빗썸 지난달 회원 760% 늘어
5일 상장 피비파마 순매수 4위


3000선을 넘어서며 '4000선'에 대한 기대를 품게 했던 주가지수가 '게걸음'을 지속하자 개인투자자들도 실망감에 새로운 투자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주식에서 수익을 낸 사람들이 차익을 실현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공모주나 저평가된 중형주로 투자처를 옮기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지난 19일보다 27.87포인트(0.90%) 내린 3079.75에 마감했다. 지난 19일 3107.62에 거래를 마친 이후 하루 만에 3100선 밑으로 내려갔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도 줄고 있다. 지난달 국내 코스피, 코스닥 주식 순매수액은 25조8549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19일까지 5조800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도 지난달 12일 74조4559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지만 18일 기준 66조915억원으로 7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처럼 줄어든 자금이 일부 비트코인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98% 치솟으면서 5만7492달러(약 6500만원)까지 올랐다. 실제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 계좌를 제공하는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케이뱅크에서 지난달 개인이 새로 개설한 계좌는 총 140만여 개 지난해 1월보다 30%가량 늘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규 회원도 늘고 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의 전년 동월 대비 회원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53%에서 지난달 760%로 폭등했다.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1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른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새로운 대체투자 수단인 '디지털 금'이 될 것이란 낙관론도 한 몫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투자처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금리 상승이 올라가고 중앙 은행의 스탠스가 바뀔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등 IPO 대어 종목이 상장을 앞두면서 공모주에 관심을 가지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실제 새해 들어 신규 상장한 종목들 중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오른 업체도 많다. 지난 5일 상장한 피비파마(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경우 2월 개인 순매수 종목 중 4번째로 많은 28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코스피에 입성한 솔루엠도 1386억원의 순매수 금액을 기록해 상위 10위에 올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신규 상장 종목의 수익성이 좋다 보니 이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새로운 종목이라는 신선함 등이 같이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음 달 코스피 시가총액규모별(사이즈) 지수 정기변경을 앞두고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는 종목에도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형주 지수는 코스피 종목 중 시가총액 101위부터 300위까지로 3월 12일 발표된다. 대형주 지수 하위권 종목이 중형주 지수 상위권으로 이동하면서 중소형주 운용자금의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고 이들 중 시총 상위 75% 이하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해상, BNK금융지주, KCC 4종목을 꼽았다.

최석원 센터장은 "일부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가고 주식 시장 내부에서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은 주식 시장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여전히 개인이 주식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직 주식에서 자금이 대거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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