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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이랬다가 저랬다가"…비트코인 낙관·비관 오가는 IT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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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존 화폐를 비판하며 등장한 비트코인. 10년이 지난 지금도 지지자들과 비관론자들 사이의 논쟁은 팽팽하다. 이 와중에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가 시시각각 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비트코인을 지지했다가도 시간이 지나 비관적인 입장을 내세우기도 하고, 비관론을 주장하다 슬그머니 중립으로 입장을 선회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띄울 땐 언제고…"비트코인 너무 비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가상화폐 지지자다. 그는 비트코인 열풍에 여러 차례 불을 지핀 장본인이지만 최근 투자 과열을 경고하는 듯한 언급을 해 관심을 끌었다.

머스크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8년 전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며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며,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지지자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지난 8일에는 테슬라가 15억 달러(약 1조65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공시하면서 비트코인 랠리를 견인했다. 이날 테슬라 발표 하루만에 비트코인은 20% 넘게 올랐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옹호론은 계속됐다. 비트코인이 사상 첫 5200만 달러를 돌파한 후 지난 19일 그는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보다는 덜 멍청한 행동이다. 법정 화폐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단지 바보만이 (비트코인 등)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결정을 옹호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가상화폐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비트코인 가격이 5700만달러를 돌파하고 시가총액 역시 1조 달러(약 1107조원)를 넘어서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인정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21일 비트코인 회의론자이면서도 금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가 "금이 비트코인과 종래의 현금보다 낫다"고 밝히자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주는 데이터일 뿐이다. 그렇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폐보다 낫다"→바보이론→중립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를 바꿔왔다. 초창기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그는 과거 비트코인이 대폭락를 겪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고 최근에는 다시 '중립'으로 선회했다.

빌 게이츠는 2014년 블룸버그TV에 출현해 "비트코인이 금융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점에선 흥미진진하다"며 "주고받으려고 물리적으로 한 자리에 모일 필요가 없어 비트코인은 화폐보다 낫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비트코인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비트코인 대폭락을 겪었던 2018년 2월 빌 게이츠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가상화폐는 판매자의 익명성이 주요한 특성이기 때문에 실제로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자금 세탁과 탈세, 테러 자금 조달을 적발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현재 가상화폐는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을 구입하는 것에 사용되면서 매우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어떤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산이 오르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완벽하게 '바보이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었다. 당시 빌 게이츠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간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웠던 빌 게이츠도 최근 자신의 견해를 '중립'으로 바꿨다

빌 게이츠는 지난 18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트코인에 회의적 관점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글로벌 투자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초 미국의 대형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6100만)까지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예상했지만, 지난 16일 보고서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 거래되는 상황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번복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워낙 등락폭이 크고 예측 불가능해 전문가들조차 예상하기 어렵다"며 "역사도 짧아 누적된 데이터가 적어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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