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軍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 벌어져
로힝야족 학살한 사단까지 투입…"군부가 시민들 상대로 전쟁 벌인다"
국제사회 "평화적인 민간 시위대에 폭력 사용 강력 규탄" 비판
지난 20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카인의 추모식. 20세 여성인 카인은 지난 9일 쿠데타 반대 시위를 진압하던 군경이 발포한 실탄에 맞아 머리에 총상을 입고 뇌사에 빠졌다가 지난 19일 사망했다. 그는 쿠데타 이후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첫 민간인이다. 군경은 20일에도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 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제공=AP·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지 20여 일 남짓,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지며 미얀마 국민들과 국제사회가 또 다시 분노하고 있다.
외신과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군정은 전날 수백 명의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의 야다나 조선소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강경진압했다.
시위대 해산과정에서 군경은 실탄을 발포해 최소 2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여 명이 부상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시위 진압에는 로힝야족 학살에 투입됐던 제33 경보병 사단이 투입됐다. 이 사단은 지난 2017년 로힝야족이 거주하는 인딘 마을에서 주민들을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학살을 감행했고, 이는 미얀마 군부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학살사건이다.
양곤에서 쿠데타 반대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양곤대학교 학생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군부 때문에 사망한 첫 시민인 카인의 장례식을 하루 앞두고 어떻게 또 시민들을 죽일 수가 있느냐”며 “우리는 무기는커녕 돌멩이조차 들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민주주의를 돌려달라고 외쳤을 뿐인데 군대는 우리 형제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부가 오늘 새벽까지 7일 연속 인터넷을 차단했지만 SNS에서는 순교한 형제들을 위해서라도 투쟁을 포기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부의 발포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시민들은 진압에 쓰인 탄창과 쇠 구슬 등을 찍어 올리며 폭력 진압을 알리는 한편 총성이 끊임없이 울리는 현장 등을 공유하며 “미얀마 군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군인이 아닌 테러리스트”고 비판했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일 수도 네피도에서는 군경이 발사한 실탄에 20세 여성 카인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뇌사상태에 빠졌고, 지난 19일 오전 사망했다. 21일 치러질 카인의 장례식을 하루 앞두고 군경은 또 다시 시위대에 발포해 2명이 사망한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8세 혹은 14세로 알려진 소년이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고, 또 다른 1명도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을 거뒀다. 최소 20~30명으로 알려진 부상자들도 절반은 총상을 입었고 일부는 중태인 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유혈사태에 대해 국제사회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미국 국무부·유럽연합(EU)·프랑스·영국 등이 “평화적인 민간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민간인에 대한 폭력 사용과 발포 등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 정부 역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시위 강경진압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과도한 폭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21일 카인의 장례식과 22일 파업이 미얀마 사태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군정이 모로쇠로 일관하고 있어 유혈사태가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20일까지 569명이 군정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시민불복종 운동과 시위 참여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이 내려졌던 배우 루 민도 자택에서 체포됐다. 군정의 탄압에도 불구, 21일에도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시위대가 양곤 주재 유엔사무소 앞에서 유엔의 개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