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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청소함에 가두고 폭행도…" 프로야구도 '학폭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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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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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배구계를 강타하고 이쓴 '학폭(학교 폭력) 미투'가 프로야구에서도 터졌다.

지난 19일 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프로야구 한 구단 유망주 A선수에게 초등학교 시절 폭행과 왕따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가해자 실명과 얼굴도 공개했다.

그는 "광주의 한 학교에 전학 오게 된 이후 심각할 정도로 따돌림을 당했다. 학교 전체에 따돌림을 당했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라며 "4학년 때 전학 온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나를 향한 학교 폭력은 시작됐고, 결국 6학년 때 따돌림 문제로 전학을 가게 됐다"며 자신의 과거 상황을 설명했다. 이 때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고 밝힌 이 피해자는 새출발을 위해 개명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유명인들의 과거 학교 폭력이 드러나며 혹시나 해서 제가 거쳐 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아봤다"며 야구 선수가 된 A의 이름을 발견했다고 적은 뒤 "같은 초등학교 출신 졸업생이며, 당시 야구를 했던 사람이었고, 지금은 A구단의 야구선수가 된 'B선수'"라고 설명했다.

A에 대해서는 "저를 괴롭혔던 수많은 이름 중에서도 지울 수 없는 이름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해서 많은 기억이 남아 있진 않지만, 신체적인 폭력, 나를 버러지 보듯 하던 시선과 나를 향한 폭언들, 쓰레기 청소함 안에 갇혀서 나오지 못했던 기억들, 패거리들이 모여 단체로 집단폭행을 했던 기억, 가는 교실 곳곳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왕따들의 이름이 욕과 함께 적혀있던 기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선수가 저에 대한 폭행에 가담하고, 폭행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제 이름 세 글자를 걸고 사실이라 할 수 있다"며 "지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로 매일 약을 먹는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생겼던 초·중고등학교 때부터의 따돌림이 큰 원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했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 중"이라며 "만약 사실로 확인되면 엄중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단 면담에서 A는 학폭 의혹을 부인했으나, 구단은 "10년가량 지난 일이라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엄중히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로배구에서는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 자매와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들 외에도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한국전력 박철우는 12년 전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향해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유명하신 분이었다. 지고 있을 때면 (맞아서) 얼굴이 붉어져 돌아오는 선수가 허다했다. 다 내 친구이고 동기들이다. 몇몇은 기절했고 몇몇은 고막이 나갔다"면서 "그런데 그게 과연 한 번의 실수인가? 한 번의 감정에 의해 한 번 그랬다는 것인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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