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대응할 가치가 있는 논문인지"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해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근 존 마크 램지어(67)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전시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 총리가 정부 차원에서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양성평등위원회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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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2차 양성평등위원회에서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호 제3기 이행계획(2021~2023년)을 논의했다. 결의안은 르완다 등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00년 채택됐다. 이와 관련해 정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당사국으로서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안건"이라며 "정부는 뜻깊은 국제사회의 결의를 충실하게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 램지어 교스. /하버드대 로스쿨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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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 총리 발언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램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을 파악하고도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가운데 나왔다. 여성가족부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정 장관은 램지어 교수 논문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하던 때 이미 영문으로 된 논문을 확인했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록 여가부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 16일에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사례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입장은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정 장관은 전날(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여가부 입장이) 논문 자체에 대응한 것이라기 보다, (이용수 할머니 활동을) 방해하는 활동에 대해 대응한 것"이라고 했다. 논문에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의원 질의에는 "이 논문이 대응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논문인지…"라고 답변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양성평등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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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위안부 외에 양성평등정책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는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아직 여성 고위공무원이 없는 부처에선 금년 중 최소한 1명 이상이 임용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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