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또 급등…"지속 불가능" vs "더 오른다"
여전히 제한적인 화폐 기능…"변동성부터 줄여야"
위험성 높은 자산…현명한 투자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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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주변에서 묻는 말이 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데, 종목 추천을 해달라고요. 절대 안 합니다. 첫 번째로 전 전문가가 아니고, 두 번째로 돈 문제가 걸려있는데 책임질 자신도 없기 때문이죠. 재무 정보로 종목을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종목을 '추천'하는 문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끔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건 어떠냐는 질문도 가끔 받습니다. 역시 답변을 하진 않습니다만, 한 마디를 덧붙이긴 합니다. "되도록 다른 투자 상품을 찾아보는 게 좋겠고, 할거면 준비를 많이 하시라"고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투자 상품과는 다른 형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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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이 또 급등락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더니, 갑자기 급등으로 돌아선 것이지요. 연일 신고가를 쓰더니 개당 5만 달러선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다량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영향으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입니다.
◆ 실거래 목적으로 고안된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대표주자인 암호화폐라고도 부르고, 가상화폐라고도 부르는 이 금융상품(?)은 대체 뭘까요? 일반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의 거래를 위해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전자화폐를 통칭합니다. 암호화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가상화폐보다는 암호화폐라는 말이 더 널리 쓰입니다. 가상화폐라고 부른다면 00페이라고 하는 다른 금융상품 등도 포함되겠죠.
화제의 비트코인은 최초의 암호화폐로, 여전히 대표 주자로 손꼽힙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2008년 관련 논문을 공개한 뒤 2009년부터 발행을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기사에서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썼더니 잘못된 표기라고 지적하는 댓글이 있었는데요, 사실 잘못됐는지, 맞는지 모릅니다. 일본인인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정체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죠. 그래도 댓글 말씀이 맞긴 합니다. 본인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지칭하니까요. 어째 됐든 이 인물은 송금과 지급 결제 같은 실거래를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고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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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하는 급락·급등…여전히 큰 가격 변동성
여기서 가격 추이를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비트코인 초기 개당 백만 원대에서 지금은 5천만 원에 달한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문제는 그 추이입니다.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면서 오른 것이죠. 이렇게 가격 변화가 큰 시장을 '변동성이 크다'고 표현합니다.(사실 암호화폐의 급등락은 조금 더 복잡한 문제지만, 이 기사에선 변동성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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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우리 주식 시장을 볼까요? 암호화폐에서 대장 주는 역시 비트코인이죠. 우리 주식 시장의 대장 주는 삼성전자입니다. 역시 크게 올랐지만, 급등락을 반복하기 보단 추세적으로 오른 모습을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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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부터 시세를 반영한 그래프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특히 단위 차이가 있어서 비트코인의 등락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기간을 더 넓혀보면 추세 차이가 더 극명하게 보입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고, 그 돈이 자산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대단히 큰 편입니다.
◆ 이름은 암호'화폐'인데 '화폐' 기능은 어디에?
대체 왜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이 큰 걸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화폐가 뭘까요? 우리는 가치를 배분하는 방법으로 흔히 '교환'을 택합니다. 하지만 물물교환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전 지금 맛있게 염장된 고등어 20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조깅을 열심히 했더니 운동화가 망가졌네요. 고등어 몇 개를 줘야 운동화와 바꿀 수 있을까요? 엄청난 난제가 될 겁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화폐입니다. 물물교환하기 쉽게 하는 일종의 매개체인 셈이죠. 과거에는 화폐 자체가 가치를 가진 형태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지폐나 동전이 화폐 역할을 합니다. 중앙은행의 신용으로 유통되는 화폐 가치가 급변동한다면? 한 가마에 5만 원이었던 쌀이 내일 10만 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제가 엄청난 혼란에 빠지겠죠. 따라서 신용을 제공하는 중앙은행은 화폐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벌입니다.
암호화폐의 첫 번째 문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보증해줄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이름은 화폐지만, 화폐의 기능을 여전히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주가의 핵심인 '기업 가치'…암호화폐의 가치는?
또 하나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전에 주가가 뭔지 알아볼까요? 주가란 모든 배당 가치를 더한 값입니다. 회사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기업 가치를 높여 주주에게 그 가치를 나눠주는 것이죠. 이를 배당이라고 하는데요, 이론적으로 기업은 영원히 존재하니까, 배당은 무한대입니다. 그런데 돈의 가치는 항상 동일한 게 아니죠. 저 대학교 다닐 때 2,000원이면 짜장면 한 그릇을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편의점에서 삶은 달걀 두 개에 해당하는 가치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모든 배당은 현재 가치로 바꿉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모두 더한 값이 현재 주가입니다.
사실 이건 이론상의 주가이고, 실제 주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합니다. 이를 설명한 건 어찌 됐든 주가는 기본적으로 그 회사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암호화폐를 볼까요? 암호화폐는 그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습니다. 오로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만으로 가격이 정해지죠. 주식시장에선 경영진의 문제 등 변수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회사 실적 자체가 튼튼하다면 내림 폭이 제한적이거나 다시 적정 주가로 회복하게 되지만, 암호화폐에선 이런 회복력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애플 한 개 회사보다 아래일 정도로 전반적인 시장이 작다는 점도 변동성을 키운다"며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낮고 투기적인 수요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자산 시장에 자리잡은 암호화폐…유의점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암호화폐는 아직 화폐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미래의 가능성까지 닫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가격이 급변하는 추세를 보인다"면서도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한 테슬라가 실제로 암호화폐를 이용해 전기자동차 등 상품을 판매한다면 화폐로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자산으로서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금융자산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일단 투자 자산으로서의 역할은 위험성이 아주 크긴 하지만 이미 충분히 하고 있거든요. 또 자산에 대한 판단은 어디까지나 해당 상품을 대하는 개인이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암호화폐를 더 평가하기보단, 투자할 때 주의점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모든 투자의 대원칙이나 다름없는 '빚내서 투자하진 마라'입니다. 귀에 못이 박이게 들어보셨을 이야기지만, 위험성이 큰 암호화폐 투자에선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두 번째, 암호화폐 거래소를 잘 골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거래를 하려면 이를 중개하는 곳이 필수이죠. 하지만 증권사와 달리 암호화폐 거래소는 여전히 불안한 곳이 많습니다. 해킹 피해 같은 사례도 다수 나왔었죠. 지금은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자산이 잘 유통되고 있는지, 또 입출금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지 등은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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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알트코인'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이 나온 뒤 여기에서 영감을 받은 여러 암호화폐가 나왔죠. 이를 비트코인의 대체 성격이 있는 암호화폐라는 뜻에서 알트코인이라고 부릅니다. 시장에는 정말 많은 알트코인이 나와 있는데요,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주식시장 상장과 달리 이들은 대체 무슨 기준으로 상장된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투자자의 돈을 받아 챙길 목적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도, 난데없이 상장 폐지되는 암호화폐도 있습니다. 충분한 조사를 할 자신이 없다면 이런 알트코인에는 아예 손대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될 듯합니다.
조태현[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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