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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엇갈린 교육현장 반응… 서울시 "유감" 자사고 "일반고 전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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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남은 소송선 적법성 인정 기대”

자사고 “자사고, 일괄 일반고 전환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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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서초구 반포에 있는 세화고등학교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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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8일 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배재학당과 일주·세화학원의 청구를 받아들이자 교육당국과 현장의 반응은 명확하게 엇갈렸다.

서울시교육청은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반면 현장에서는 자사고 존립을 진지하게 재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했다. 시교육청은 “변론 과정에서 처분 기준 사전 공표, 평가지표의 예측 가능성, 기준점수 조정,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객관적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히 소명했다”며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는 관련 법령에 따른 공적 절차로 합리적으로 진행해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며 “나머지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 평가에서는 적법성과 정당성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일부 교육 단체도 판결을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날 판결에 대해 “부산 해운대고에 이어 사법부가 다시 한 번 특권교육을 용인하는 시대착오적 판결을 내렸다”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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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처분 최소 판결 대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세화·배재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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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교육의 공공성 회복에 역행하려는 자사고의 시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고교서열화를 부추기고 불평등교육을 심화시키는 만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정책국장은 판결과 관련해 “아직 선고가 남은 6개 자사고 역시 사실상 오늘 선고 난 2개교와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후 판결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본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구 국장은 “부산 해운대고와 서울의 상황은 또 다르다”며 “사전에 예고가 충분히 됐고 예측 가능성이 있었다고 봐야 하므로 서울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사고들은 법원의 판단을 반기며 교육 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학교들은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 자사고를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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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고 김재윤 교장(왼쪽)·배재고 고진영 교장이 18일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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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배재고와 세화고의 자사고 지위 회복 판결 결정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자사고 교장들은 판결에 대해 “교육 당국이 학교운영성과평가를 자사고 폐지만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며 “시교육청이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해 불필요한 행정력과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없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사고 교장들은 이어 “교육부, 교육청은 자사고가 건학 이념에 충실하면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2025년 자사고 일괄폐지 정책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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