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피터슨 명예교수.피터슨 교수 제공./연합뉴스 |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의 한국학 전문가인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비하’ 논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마크 피터슨(76)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가 쓴 위안부 관련 칼럼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운영하는 코리아넷 홈페이지에 18일 게재됐다. 피터슨 교수가 기고한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란 제목의 칼럼에는 ‘위안부 망언’ 논란의 램지어 교수 논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터슨 교수는 이 칼럼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며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문제를) 국한시켰다"고 지적했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운영하는 코리아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피터슨 교수의 칼럼./코리아넷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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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 교수는 과거 직접 만난 피해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논문이 위안부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 강제동원을 피하려고 하얼빈의 삼촌집으로 보내진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사연은 한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논문은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다"며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피터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위안소의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저자는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며 "잠시 쉬었다는 이유로, 병을 옮기거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위안부들을 난폭하게 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위안소의 잔인한 면은 ‘위험하다(difficult, dangerous)’ 정도로 적힌 것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하버드대 로스쿨 공개 동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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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 교수는 위안부에 대한 명예 훼손과 양국 간의 향후 관계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논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과 이미 작고한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서로 골이 깊어진 두 이웃 국가 간의 불신과 증오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면, 이 논문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고 했다.
피터슨 교수는 특히 램지어 교수의 친일본적인 성향도 언급했다. 그는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학교수’인 데다가, 그가 일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2년 전에는 일본 정부의 훈장인 ‘욱일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터슨 교수는 "그는 일본 사람이 아니지만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본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 왔다"며 "이번에는 하버드 법대에서 나온 논문으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며 다시 한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라고 지적했다.
피터슨 교수는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해서도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며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1987년 하버드 대학에서 동양학 박사 학위를 받은 피터슨 교수는 브리검영 대학에서 30년 이상 한국학을 가르쳤다. 2018년 은퇴 후 ‘우물 밖 개구리(The Frog Outside the Well)’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은 인턴기자(youngyoung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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