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엮은 방패·다른 세계에서도
조선을 배경으로 '서스펜스 로맨스 시대극'을 표방한 장편 대중소설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는 거상의 대를 이을 외아들 홍랑의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이에 얽힌 추악한 음모와 비밀, 업보와 복수가 거듭되는 긴장과 반전 속에 펼쳐진다.
실종됐다 돌아온 홍랑과 그의 누이 재이, 사라졌던 홍랑의 자리를 채우려 양자로 들어온 무진 사이에서 묘하게 흐르는 로맨스도 이야기의 흥미를 끌어올린다.
작가는 이야기의 식상함을 배제하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5년 동안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북레시피. 408쪽. 1만5천800원.
▲ 다뉴브 연가 = '해외 생활 모두 버리고/ 내 님과 양 치며 살고 싶네/ 매일 매일/ 연지 바른 내 님의 얼굴/ 찬란한 금박 물린/ 아름다운 옷차림/ 내 님만을 보면서'(시 '내 님은 초원의 양치기 여인' 일부)
아흔을 바라보는 재외 동포 김운하가 여덟 살 어린 시절 처음 만나 부부의 인연까지 맺게 된 아내에게 바치는 시집. 전체를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은 내용으로만 채웠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저자는 1972년 미국 특파원으로 발령받았으나 정권의 압력으로 임기를 못 채웠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 남아 '미주동아' 편집국장을 거쳐 '신한민보' 발행인 겸 사장으로 활동하며 박정희 정권 반대 투쟁을 했다. 김운하는 자신의 아내가 고생과 가난 속에서도 반려인이자 동지로서 궂은일을 맡았다고 회고한다.
재작년 10월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수훈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린츠에 거주하며 온라인 뉴스를 만들고 한인회 등을 돕는다.
엠씨앤미디어. 220쪽. 1만4천500원.
▲ 꽃으로 엮은 방패 = 40년간 시를 써온 곽재구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이다.
길을 거닐고 풍경을 관조하며 물 흐르듯 세상을 노래하는가 하면 정치적 이슈와 역사 문제를 나름의 시각으로 재단하기도 한다.
'나는 내 시가 강물이었으면 한다/ 흐르는 원고지 위에 시를 쓰다/ 저녁의 항구에서 모여드는 세상의 모든 시를 읽을 것이다'(시 '세상의 모든 시' 일부)
곽재구는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사평역에서', '서울 세노야' 등과 다수 산문집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동서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았다.
그는 "80년대 후반 우리에게 '시의 시대'라 불린 시절이 있었다. 고통 속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던 그 시절의 시처럼 오늘 우리의 시도 같은 꿈을 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비. 220쪽. 9천원.
▲ 다른 세계에서도 = 지난 2017년 등단한 이후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현석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지난해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표제작 '다른 세계에서도'와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참(站)'을 포함해 8편의 짧은 소설이 실렸다.
첨예한 시대적 현안과 사회 문제를 피하지 않고 다룬다. 다양한 시각이 교차하면서 독자들은 근원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소설가 조해진, 박민정, 한정현이 추천했다.
자음과모음. 304쪽. 1만3천8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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