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부동자금은 182조 늘어
시중은행 대출창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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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17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0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대표적 통화 지표(M2)의 통화량(평균잔액)은 지난 한해 260조8867억원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통화량 증가율로 보면 전년 대비 9.3%로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받은 2009년(10.3%)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았다. 넓은 의미의 통화인 엠2에는 현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 외에도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시중에 풀린 통화량 중 예금 등 금융상품 잔액이 증가하면 그만큼 소비지출은 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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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통화량 가운데 현금통화와 요구불·수시입출식 예금으로 구성된 좁은 의미의 통화인 엠1(M1)은 지난해 182조511억원 늘어 1971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율은 20.8%로 2002년(22.5%) 이후 18년만에 최고치다. 요구불 예금이 역대 최고인 27% 급증했고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은 1년새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엠1은 가장 현금화가 쉬운 유동성 자금이다. 전체 늘어난 통화량 중 70%(M1/M2)가 실물경제로 공급되지 않은 채 단기로 움직이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과열을 거든 셈이다. 반면 정기 예·적금은 3.2% 증가에 그쳤고 금융채 등에서는 자금이 되레 빠져나갔다.
통화량을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부문(비영리단체 포함)이 역대 최대인 108조원 증가한 1562조769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861조8636억원)은 1년새 110조원 가량 늘었다.
다만 지난해 통화량 증가율을 월간 단위로 살펴보면 10월 이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12월 엠1 증가율은 1.0%로 10월(1.5%)보다 완만해졌다. 일반적으로 단기 부동자금이 중장기 저축으로 옮겨가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쉬워져 투자가 늘고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 12월 엠2는 0.4% 늘어 평균잔액이 3191조3천억원에 달했다. 수시입출식 예금(7조9천억원)은 물론 2년 미만 정기 예·적금(8조6천억원)도 늘었다. 엠2 증가율도 10월(1.1%)에 견주면 낮아졌다. 반면 전년 같은 달과 견준 증가율로 보면 10월 이후 엠2는 올라가고 엠1은 내려오는 추세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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