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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머스크가 불붙인 초강세장…비트코인 처음 5만달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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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5만달러↑…시총 1조달러 육박

머스크 비트코인 투자 소식 후 본격 강세

마스터카드, 모건스탠리, 트위터 등 가세

유동성 장세 더해져 비트코인 더 오를 듯

기존 법화 대체 가능성은 여전히 회의적

일각서 "이미 과열…투자 주의해야" 경고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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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5만달러를 돌파했다. 1개당 무려 550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이 알려진 이후 모건스탠리, 뉴욕멜론은행(BNY멜론), 마스터카드 등 주요 금융사들까지 뛰어들며 강세장에 불을 붙였다.

이는 비트코인이 도박판 같은 투기 상품이 아니라 활용도가 넓은 자산으로 격상하는 변곡점에 있다는 호재 덕이다. 여기에 요즘 유동성 장세까지 더해져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아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단숨에 5500만원 돌파한 비트코인

16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9466달러(약 545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기준으로 장중 5만341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넘은 건 2009년 처음 등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 시총은 9378억달러(약 1133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비트코인 시총 1조달러 시대가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을 뜻하는 코인(coin)을 합친 용어다. 가명의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가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기존 법화(legal tender)를 대신할 새로운 화폐를 만들겠다는 발상으로 2009년 처음 개발했다. 비트코인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미국이 본격 양적완화에 나선 이후 달러화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더 주목 받았다.

첫 개발 의도와 달리 비트코인은 그간 화폐와 거리가 멀었다. 주식 등 다른 자산들보다 시세차익을 더 크게 볼 수 있는 변동성 큰 상품 중 하나로 여겨졌다. 실제 불과 1년도 채 안 된 지난해 3월 중순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금의 10분의1 수준인 1개당 5000달러 남짓에 불과했다.

5만달러마저 돌파한 이번 랠리 역시 그 시작은 테슬라의 발표 하나였다. 지난 8일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차 결제에 비트코인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하면서 4만달러를 밑돌던 가격이 갑자기 4만달러 중후반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당시만 해도 테슬라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폭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테슬라를 기점으로 굴지의 기업들이 잇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라즈 다모다란 마스터카드 부사장은 테슬라의 발표 직후인 11일 자사 블로그에 “올해 안에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경쟁업체인 비자는 이미 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같은 날 트위터는 비트코인 결제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 이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BNY멜론이 올해 자산운용사 고객을 위해 가상자산 서비스를 한다고 밝혔고,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비트코인 투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시를 글로벌 비트코인 허브로 만들겠다”(자신의 트위터 계정)는 앤드루 양 뉴욕시장 후보의 언급까지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을 거듭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처음 당국 승인까지 받았다.

상황이 이렇자 비트코인 가격 안정성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관측이 커졌다. 2017년 말 2만달러 가까이 폭등했다가 몇 달 만에 3000달러대까지 폭락했던 전례를 밟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다. 오히려 돈을 묻어두기만 하면 다 오르는 위험 선호 리플레이션 국면에서 비트코인값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LMAX디지털의 조엘 크루거 전략가는 “이전에는 비트코인값이 한 차례 급등하면 큰 조정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강해져 가격을 유지하는 힘이 생겼다”고 했다.

“이미 과열…투자 주의해야” 경고도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강세장을 떠받치고 있는 법화 대체 가능성, 즉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기업들이 투자하는 여러 자산 중 하나라면, 지금의 가격은 설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다수 자산시장이 뜨겁게 끓어올랐지만 10배씩 급등한 제도권 투자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열흘이 채 안 돼 1만달러 이상 오른 것부터 투기판 의심을 낳고 있다.

체스터 스팻 카네기멜론대 테퍼경영대학원 교수는 “비트코인은 유로화의 10배에 달하는 변동성을 갖고 있다”며 “교환의 매개체로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월가의 한 금융사 관계자는 “요즘 보이는 시세 자체가 비트코인의 단기 변동성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과열 국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데일리

최근 1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초록선)과 비트코인 시가총액(파란선)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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