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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플랫폼 공정화법…공정위·방통위·중기부 "우리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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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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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플랫폼 공정화법'을 놓고 정부와 국회 상임위원들이 서로 규제 권한을 갖겠다고 달려들면서 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정부안을 토대로 심의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는 여전히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플랫폼 업체 규제 권한을 놓고 기싸움이 여전해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여당 소속 위원들은 이날 오전 공정위와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어 공정위가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중심으로 플랫폼 규제법안을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법의 소관 부처를 놓고 공정위 측 손을 들어준 셈이다.

야당 정무위 위원들도 가세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에서는 공정위로 가라고 했는데 방통위가 이 법안을 가지고 가고 싶어 한다"며 "(과방위에) 청부입법 비슷하게 올라와 있는데 정부가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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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통위와 과방위는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는 분위기다. 여당 측 과방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서 방통위의 역할이 필요한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방통위의 규제 기능을 담은) 전혜숙 의원 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플랫폼 규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업계를 규율하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7월 당정 차원에서 공정위안의 보완 성격으로 추진했던 법안인데, 여기에도 정당한 사유 없는 수수료 인상 금지, 중기부 장관의 분쟁조정·실태조사권 등 규제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선 자칫 규제 폭탄을 맞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정부·여당 내부 의견이 워낙 제각각이라 쉽사리 결론이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 공정위 안으로도 굉장히 규제가 심한데 규제 폭탄을 맞을까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유럽과 일본이 비슷한 법안을 만들었다는 게 공정위의 논리인데, 유럽과 일본은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들이 자국 시장을 장악하는 것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으로 입법이 제기된 것"이라며 "실제로 일본은 이런 법을 만들면서, 라쿠텐(일본 전자상거래 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국내외 사업자 간의 역차별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국내 입점업체와 국내 소비자간 거래를 중개하는 국내외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기업에 비해 외국기업 조사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결과적으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업계에 존재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의 경우 매출이나 영업이익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디지털 뉴딜을 최우선 과제로, 혁신성장을 국정 어젠다로 내건 정부가 과도한 규제로 플랫폼 사업자의 싹을 잘라 스스로 혁신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동인 기자 / 백상경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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