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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도심에 장갑차까지 등장…수지 구금 17일까지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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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사진)의 구금 기간이 17일까지 이틀 연장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지 고문 변호인인 킨 마웅 초는 15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법원의 이 같은 결정 사실을 전했다. 변호인은 "수지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16·17일 이틀간 영상으로 법정 심문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그가 건강한 상태라는 소식을 최근 전했으나 쿠데타 발생 이후 수지 고문의 모습이 공개된 적은 없다.

앞서 군정은 지난 3일 불법 수입된 무전기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수지 고문을 기소했다.

이달 초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 휘하 군인들은 수지 고문 자택을 수색해 그의 경호인력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무전기 6대를 찾아냈다. 법원은 이에 따라 당초 15일까지 그를 구금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틀 연장된 것이다. 구금 기간 연장에 따라 추가 기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수지 고문의 구금이 연장되면서 시민들과 군정 간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며 수지 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여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5일 양곤의 주요 시위 장소 중 하나인 '술레 파고다'에는 물대포 4대와 경찰차 수십 대가 배치됐다. 양곤 중앙은행 인근에서는 시위대 천여 명이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였고 양곤 시내 곳곳에는 장갑차와 군 병력이 배치됐다.

시민들은 도로 곳곳에 배치된 장갑차를 둘러싸고 '우리는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는다', '시민불복종 운동에 합류하자'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쿠데타 이후 최소 400명 이상이 군정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군경은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참가자 중 한 명은 "몇몇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미얀마 북부에서도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총격을 가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경찰이 고무탄을 사용했는지, 실탄을 사용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얀마 주재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11곳 서방국 대사관들은 1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시위대와 시민들을 향한 폭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미얀마 국민의 민주주의, 자유, 평화와 번영을 지지한다"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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