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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시위에 칼 빼든 미얀마 軍…법원 허가없이 체포·감청·압수 "시민보호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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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반(反) 쿠데타 시위대가 쿠데타를 이끈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반쿠데타 시위는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 9일째 이어지고 있다./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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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에서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군부가 칼을 빼들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과정에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시민 보호법’의 효력을 전면 중단하며 시위대를 탄압하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이날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이 ‘개인의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 보호법’ 제5·7·8조의 효력을 중단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군부가 해당 조항들의 효력을 언제까지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시민 보호법’ 해당 조항은 미얀마 민주화 과정에서 도입된 것으로, 법원의 허가 없이는 시민들을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으며 개인의 거주지·사적 장소를 압수 수색할 때도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이번 조치로 미얀마 당국이 모든 통신 내용을 감청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미얀마 군부의 조처는 시위대 탄압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유엔 인권이사회 47개 이사국들은 특별회의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며 ◇구금된 모든 사람들을 조건 없이 즉각적으로 석방할 것 ◇투표로 선출된 정부의 복구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의견일치로 채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군부 제재를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국제사회가 이처럼 미얀마 군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부는 反쿠데타·反군부 시위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최대 도시인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수도 네피도 등에서는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민 수만 명이 모여 14일까지 9일 연속 대규모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군부는 시위대 해산을 위해 고무탄과 물대포 등을 사용해왔고, 지난 9일과 12일에는 총기를 발사했다. 특히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은 머리에 경찰의 실탄을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이후 가족들이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 해당 여성의 산소호흡기가 제거되면 이번 미얀마 쿠데타 사태의 첫 사망자가 나오게 된다.

군부는 시위대 진압과 함께 시민 불복종 운동에 가담한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는 데에도 나섰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12일 오전 당국이 만달레이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지한 킨 마웅 르윈 만달레이 의과대 총장을 자택에서 체포하려 했고 이웃 주민들이 달려들어 체포를 막았다고 전했다. 당국은 지난 11일에도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 아웅란 병원 의료과장을 체포하려 시도했다.

군부가 13일 시민 보호법을 무력화하며 이 같은 체포와 압수 수색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군부는 이날 시민 불복종 운동과 거리 시위를 호소한 88세대 활동가 민 코 나잉 등 주요 인사 7명을 국가 안정을 위협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이유로 검거에 나섰다. 당국은 “수배된 이들을 보호하게 될 경우 처벌받게 될 것”이라 경고하며 SNS 통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군부의 탄압에 시민 불복종 운동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의 기습 체포를 막기 위해 양곤 지역 등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야간 거리 순찰조를 운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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