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이야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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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화교(華橋)는 중국계 이주민을 뜻한다. 유대인에 필적하는 유일한 집단.중국 국무원은 전 세계 168개국가에 화교 8700만 명이 있다고 추산하며 이들의 9할은 동남아에 거주하고 있다.
책은 중국과 동남아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인 화교 공동체를 조명한다. 화교는 10세기 이전 해상 실크로드가 형성됐을 때부터 동남아로 진출해 이곳을 다인종·다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갔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질 때까지 격동의 시기에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 동남아로 집중적으로 이주해야 했다. 서구열강에 의한 '노동이민'이다. 서구 제국주의는 동남아의 대부분을 식민화해 아편, 설탕, 커피, 팜오일, 고무 농장 및 주석, 금은 광산에 필요한 노동력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충당했다.
중국 푸젠(福建)과 광둥(廣東) 출신인 이들은 고향에 가족을 두고 온 성인 남성이었다. 이들은 수익 대부분을 교향(화교의 고향을 이르는 말)의 가족에게 송금했다.
화교 수백만명이 보내는 송금은 가정 경제와 교향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했다. 이들의 송금은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화교공동체와 교향을 연결하는 물질적 기반이 됐다.
책은 무국적과 다국적 사이를 넘나드는 화교의 생존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낯선 타국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은 화교들이 상업적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게 했다. 이들은 현지 여성과 결혼을 하거나 이슬람으로 개종을 하는 등 자신들의 종교, 소속감, 문화, 심지어 인종까지도 바꾸는 적응을 거쳤다.
현재 화교는 인구 구성면에서 싱가포르의 75%, 말레이시아의 23%, 태국의 10%,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의 5∼10%를 차지한다.
화교는 근면함과 성실함, 탁월한 이재 감각을 바탕으로 동남아의 경제적 측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태국은 경제의 9할을 화교가 장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0대 갑부 중 8명이 화교다.
화교가 보유한 현금성 유동자산만 2조~3조35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집단으로 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은 제3의 세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끈끈한 인적교류를 뜻하는 '죽망'(竹網)을 바탕으로 이런 성장을 이끌어냈다.
저자는 싱가포르국립대 역사학과에서 동남아 화교 송금과 화교 기업가의 대응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이며 현재 서강대 동아연구소 및 동남아시아학 협동과정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화교 이야기/ 김종호 지음/ 너머북스/ 2만3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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