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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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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머스크는 왜…비트코인을 찜한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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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현금 포트폴리오 다변화"…비트코인에서 기회 확인

②`노이즈 마케팅` 또는 `혁신성 강화하려는 브랜드 전략`

③`달러화 대체수단` 비트코인 활용도 미리 대비한 듯

④`내가 하면 모두 따라온다`…시장 확대 총대 멨을 수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5억달러(한화 약 1조6700억원) 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비트코인으로 전기차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며 가상자산시장을 열광시켰다.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대체 왜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사들였을까를 여전히 궁금해 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사람이든, 배척하는 사람이든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은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이다 보니 테슬라와 같은 기업이 왜 굳이 이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을 사들여 재무제표 상 리스크를 높이려 하는 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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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옹호론자` 면모 과시한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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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포트폴리오 다변화”…비트코인에서 기회를 봤다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줄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업들은 영업이나 기타 영업상 행위를 통해 얻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데, 통상은 일정 수준의 현금을 가지고 갑작스러운 지출 요인에 대응하는 한편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기업어음(CP)이나 단기국채 등의 자산에 투자해 최소한의 이익을 얻으려 한다.

테슬라도 “우리 회사의 투자정책을 바꿔서 이처럼 보유하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다변화하고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가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변화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높다는 게 최대 위험이며, 테슬라 역시 이를 인정한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 후 우리가 애초 구입한 가격보다 크게 떨어졌을 때 재무여건이 크게 악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작년에 300% 이상, 또 올들어서만 벌써 62%나 뛴 비트코인 가격 상승랠리를 외면할 순 없었을 것이다.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들이 투자에 참여할 경우 투자심리가 더 뜨거워지고 다른 상장사나 기관투자가들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고 가격이 추가로 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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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비트코인은 최근 시세 흐름까지도 닮아 있다.




`노이즈 마케팅` 또는 `혁신성 덧입히려는 브랜드 전략`

이 같은 머스크 CEO와 테슬라의 행보를 떠들썩하게 화제를 만드는 홍보활동, 즉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레이그 얼람 오안다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이날 “고맙게도 머스크 CEO는 예상치 못한 깜짝 소식을 전해주면서 자칫 따분하게 가려고 하던 비트코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다”면서도 “모두가 테슬라와 비트코인에 대해 얘기하도록 만드려는 일종의 떠들썩한 홍보활동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그보다는 비트코인이 가진 정신을 테슬라와 접목시키고자 하는 브랜드 관리전략으로 보는 쪽도 있다. 흔히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금융시스템과 지급결제시스템, 법정화폐에 반기를 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우상파괴적 혁명가 또는 혁명가그룹이 주도한 디지털 화폐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반항적인 이미지를 머스크 CEO가 자신의 회사에 접목하려고 했다는 것. 테슬라 역시 전통적인 화석연료 중심의 자동차산업에 반기를 들고 전기차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혁신적 기업이다.

특히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내에서는 딜러제를 통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 반면 테슬라는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마케팅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비트코인과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컨셉이다.

`달러화 대체수단` 비트코인 활용 미리 대비할 수도

아울러 테슬라의 1억5000만달러 투자는 달러화에 대한 대체 수단을 고민하는 산물로 나온 첫 걸음이라는 의미로도 받아 들여진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막대한 풀린 유동성 탓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헤게모니가 흔들리는 상황을 대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야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지급결제 수단(=화폐)으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달러화와 같은 법정화폐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는 상황이다.

대체투자 플랫폼인 이토로의 사이먼 피터스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와 지급결제 수단 채택 소식은 이 같은 변화를 어느 정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별다른 근거가 없지만 애플이나 구글 알파벳 등도 자신의 지급결제 시스템에 비트코인 등을 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머스크 CEO는 회사 설립 당시 큰 비전이 보이지 않던 전기차 업체를 세우고 우주사업을 추진하는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등 모험 투자가의 면모를 보였고, 심지어 테슬라 창업 이전에는 지급결제 벤처에서 일하기도 했었다.

`내가 하면 모두 따라올 것`…시장 확대 총대 멨다

또한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믿는 머스크 CEO가 이를 주류로 편입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머스크 CEO는 테슬라 창업 전에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다가 이를 매각한 돈 2200만달러를 지금의 페이팔이 된 스타트업인 엑스닷컴을 만드는데 쏟아 부은 경험이 있다. 현재 페이팔은 비트코인 지급결제를 준비하는 가장 선도업체 중 하나다.

아울러 스탠리 드커큰밀러나 폴 투더 존스 등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들도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고, 밀러밸류 파트너스를 만든 ‘헤지펀드의 전설’ 빌 밀리도 최근 비트코인 투자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적극 뛰어들면 이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의 잇딴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다. 데빈 라이언 JMP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이번 발표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업들의 채택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동료인 브라이언 맥켄너 애널리스트 역시 “머스크 CEO의 참여로 가상자산시장에서 거대한 네트워크 효과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수천억달러 규모로 커질 수 있는 가상자산 관련 인프라사업을 확대시킴으로써 테슬라에게도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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