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취재해보니 당시 사고에서는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었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화학물질이 유출될 경우 즉각 작업을 중단하고 신속히 세척했어야 하는데, 당시엔 독성물질을 뒤집어쓴 작업자들이 바닥에 흘러있는 물질까지 직접 닦아야 했었단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조윤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수산화테트라 메틸암모늄, TMAH는 '급성 독성물질'로 분류돼 있습니다.
인체에 노출될 경우 신경과 근육에 손상을 주고 단기간에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농도가 25% 이상인 경우 유독물로 취급합니다.
이번에 유출된 TMAH의 농도는 2.4%로 옅었지만, 문제는 유출양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500L가 쏟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명예교수 : 화학물질에 의한 독성은 농도가 아니라 총량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많이 흡입을 하게 되면 낮은 농도에서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고 이후 대처도 매우 부적절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현장에 있던 한 작업자에 따르면 화학물질이 누출된 이후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의식불명인 두 작업자가 유독물질을 뒤집어쓴 상태에서 추가 작업을 지시받았다는 겁니다.
이 작업자는 "LG 디스플레이 소속 감독자가 두 사람에게 바닥에 있는 화학물질을 흡착포로 닦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직접 바닥의 화학물질을 닦은 뒤 차례로 쓰러졌습니다.
현장 작업 지침에 따르면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 작업을 중단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LG 디스플레이 측은 직접 화학물질을 닦도록 지시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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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하 기자(ha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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