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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인터넷 차단에도… 시민들 항의시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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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도시 양곤 평화시위 이틀째

2000명 동참 ‘수치 고문 석방’ 요구

전국 각지서 시위대 갈수록 늘어

유엔 OHCHR “평화집회 보장을”

세계일보

“국민들 지지해 달라”… 전경에 장미꽃 달아주는 시민들 6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항의 및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 요구 시위에 참가한 미얀마 시민들이 전경들에게 ‘군부가 아닌 국민들을 지지해 달라’는 표시로 장미꽃을 달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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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이 비폭력 평화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며 시위 확산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선 항의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약 1000명이던 시위대는 2000명가량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상징하는 빨간 풍선과 깃발,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우리는 군사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자동차 운전자는 경적을 울리고 승객들은 수치 고문 사진을 들어 보이며 시위에 동참했다.

친구 10명과 시위에 참여한 22세 미얀마인은 “우리는 쿠데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위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처음 나온 30대 초반 여성도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의 시위는 미얀마 전역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은 “양곤뿐 아니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 남동부의 모울메인과 파야톤주, 수도 네피도 등지에서도 시위가 열렸다”며 “2007년 승려들이 주도한 ‘샤프론 혁명’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시위대 역시 학생에서 노동자, 교수, 의사 등 일반 국민들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폭력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군부는 전경과 물대포를 배치하고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시위대를 가로막았다. 양곤의 일부 시위대는 군부가 아닌 국민들을 지지해 달라는 뜻으로 전경들에게 장미꽃을 달아 주고 생수를 건넸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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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가슴에 빨간색 리본을 단 농업부 소속 공무원들이 같은 모양의 리본이 그려진 종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네피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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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인터넷 접속 차단이란 카드도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미얀마에선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어 6일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접속이 차단됐다.

이에 대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군경은 평화적 집회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는 완전히 복원돼야 한다”고 철회를 촉구했다.

군부는 수치 고문의 경제 자문역인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원장 숀 터넬 호주 매쿼리대 교수도 구금했다. 지난 1일 쿠데타 후 외국인이 구금된 건 처음이다. 호주 외교부는 즉각 미얀마 대사를 초치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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