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전화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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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2020 외교백서'에서 일본을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했다. 이전 백서에서는 없던 '가까운'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최근 나온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에서 '이웃국가'로 격하했는데, 외교부는 정반대로 격상시킨 셈이다.
외교부는 5일 2019년 한해 동안 국제 정세와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담은 '2020 외교백서'를 발간했다. 외교부는 이번 백서에서 일본을 "협력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국가"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발간된 2019 외교백서에 빠졌던 '가까운'이란 표현이 1년만에 복원된 것이다. 백서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과거사 문제의 해결과 실질 협력을 구분해 추진하는 투트랙 기조에 입각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노력해 왔다"고 기술했다.
일본에 대한 태도가 유화적으로 돌아선 것은 한일관계 '관리' 차원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사법부의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 소송에 따른 판결로 고조된 한일 간 긴장감 해소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최대 외교 현안이다. 한미일 3각 안보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외교 기조에 적절히 호응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외교백서의 일본 '격상'은 국방백서의 '격하'와 대비된다. 국방부는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이웃국가'로 표현했다. 2년 전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해야 할 동반자"로 표현했던 데 비해 크게 평가절하한 것이다.
국방백서는 1년에 한 번 발간되는 외교백서와 달리 2년에 한 차례 발간된다. 그만큼 2018년 12월 발생한 '일본 초계기 근접 비행' 사건 등 군사적 긴장감을 유발한 일본 행동에 대한 '유감'이 상대적으로 더 담긴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일관계 평가는) 부처 별로 상이하게 나올 수 있다. 백서 작성 과정에서 상대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번 백서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됨에 따라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 추진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고 기술했다. 이어 "북미·남북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가운데 여타 주요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했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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