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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변이 바이러스 잡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나선 美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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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들, 항체 2종 섞은 치료제 연이어 개발 착수
한 가지 항체 무력화돼도 다른 항체로 효능 유지
셀트리온, 아직 변이 치료 효능 실험 중

조선비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중화항체. /조선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세계 학계에서는 ‘항체치료제는 일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068270)의 해외 경쟁자들은 두 가지 중화항체를 섞은 ‘이중 항체치료제’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는 3일(현지시각) 이런 항체치료제의 임상시험 1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BMS는 미국 록펠러대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중화항체 2종을 섞은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전 세계 독점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BMS는 "전임상 시험에서 이중 항체치료제가 적은 용량 투여만으로도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일라이릴리, 리제네론, 셀트리온이 선점 중인 글로벌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시장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의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 높은 치료제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일라이릴리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동맹을 맺고 각자 보유한 중화항체를 한데 섞은 이중 항체치료제에 개발에 나섰다. 한 가지 중화항체로 만들어진 기존 항체치료제로는 변이 치료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날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두 업체의 항체치료제들은 각각 남아공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미국 CDC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표면에 달라붙어 감염력과 독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 변이로 표면 구조가 바뀌면 중화항체가 제대로 달라붙지 못해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다. 지난 2일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센터장도 "항체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오히려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중 항체치료제는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두 가지 중화항체를 통해 변이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받는다. 바이러스의 한 결합 부위에 변이가 일어나도 다른 결합 부위를 통해 약물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중 항체치료제로도 변이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미 이중 항체 방식을 채택한 리제네론은 자사의 치료제가 영국과 남아공 변이에 효과를 보였다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발표했지만, 전날 영국 가디언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도 한 가지 이상의 변이에 효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오는 5일 국내 사용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도 단일 항체치료제인 만큼 미국 제약사들이 휩싸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에 대한 렉키로나주의 효능 시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설 연휴 전에 시험 결과를 도출해 발표할 방침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국내에서도 대규모 확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4일 "다음 달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4차 대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해외 입국자가 아닌 지역사회 전파로 인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4건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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