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번역 출간
자이한은 신간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김앤김북스)에서 이런 분석을 서술하며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수출주도 경제모델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상품을 넓은 세상으로 수출하려면 다국적 공급사슬에 참여해야 하고, 수입상품을 소비할 세계 인구에 접근해야 하며 저렴하고 안전한 해상운송을 가능케 하는 국제안보 환경에 참여해야 하지만, 이 모두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도 2020년대에 사라진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거대한 중국시장도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중국 경제가 세계화의 종말 이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해도, 중국의 정치적 전략적 구조는 협력이 아니라 중상주의를 지향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이 이러한 난관에 적응하려면 단지 산업구조만 뜯어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정치적 구조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이 지향하는 새로운 모델이 어떤 모습일지는 불분명하지만, 내수를 원동력으로 삼는 경제체제는 분명히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한국의 인구구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선될 가망이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구구조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고령화에 대처할 모델을 제공해주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 구조적인 경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고, 해외 시장에 한국이 계속 접근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며,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상종도 하기 싫어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그 나라는 일본이라고 말한다.
"막강한 해상력을 보유한 일본이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 동안 공해상에서 동북아 지역의 만사를 중재하게 된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인의 근성이 남다르다는 점을 높이 사며 긍정적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인들은 꺼져가는 불빛에 조바심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난관을 극복할 근성이 있다. 한국의 존재 자체가 경제 이론과 지정학을 모두 거스른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독특하다. 앞으로 닥칠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한국은 그 독특함을 절대로 잃지 말아야 한다."
책은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살펴보며 미국이 손을 뗀 무질서의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부상하고 몰락하는지 분석한다.
홍지수 옮김. 496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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