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29.29포인트(0.76%) 상승한 3만211.91에 마감하며 전날 무너졌던 다우지수 3만 포인트를 회복한 날이었다.
독일 뒤셀도르프 주식거래장의 모니터 앞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비치고 있다. /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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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가 너무 빠르게 과열됐던 것은 아닌지, 또 다시 급락장이 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를 보면 이런 불안감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주가지수 수준과 과거 200일간의 이동평균선과의 괴리(차이)를 살펴봐서 산출하는 이격도는 지난해 13%까지 상승했다. 이격도가 커지면 현재 주가 수준이 과열일 가능성이 높다. 13%의 이격도는 지난 40년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 당시인 ‘레이건 랠리’(85~87년)와 IT기업들의 주가 급등이 있었던 ‘닷컴 버블’(98~00년) 이후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말 지금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은 과열이고 곧 폭락장이 올까? 온다면 언제쯤 올까?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그리고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질문이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마찬가지다. 내일 자고 일어나면 내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는 것일까? 시원스레 답을 해줄 사람은 많지 않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불안해할 투자자를 위해 참고할만한 지표를 제시해주는 전문가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를 참고할만한 지표라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 테슬라 주가가 700달러 이상이 되면 미국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비트코인과 테슬라가 이 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급락장에 대비해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됨과 동시에 비트코인과 테슬라 가격이 동시에 올랐다"며 "위험자산의 가늠자로 보면 된다"고 했다. 위험자산 성격이 강한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가가 심리적 지지선 이상이라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나 투자심리가 긍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선언됐던 지난해 3월 11일 비트코인 가격은 7863.13달러였지만 올해 1월 4일에는 3만1037.38달러까지 급등했고 현재까지 3만4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도 872.79달러(2일 종가 기준)로 800달러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테슬라와 비트코인 가격이 임계치를 넘고 있어서 급락장이 올 조짐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시 증시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지금 현재의 상황을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이성적 과열’이라고 했다. 시장이 뜨겁게 과열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충분히 시장에 대해, 기업들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금을 넣었다는 의미다.
하루에도 주요국 증시 지수가 2~3%씩 오르내리는 시기다. 지금의 과열이 과연 이성적인 상황일지, 비이성적인 맹목일지는 모른다. 일부 호전적인 투자자들은 이런 변동성 장세 속에서 한 몫을 크게 벌어 영웅이 되길 바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 번의 ‘전투’가 아니라 여러 번의 ‘전쟁’에서도 살아남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비트코인과 테슬라 등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지표들뿐 아니라 각국 경기 선행지표들, 달러화 가치와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다른 투자자들의 행동을 냉철하게 분석해보는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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