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이용 제한…당국 주가조작 혐의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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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게임스탑의 폭등 이후 공매도 세력과 싸워 승리를 거둔 개인투자자(개미)들에게 예기치 않은 역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개미투자자들이 결집해 게임스탑 주가를 위로 견인하며 주가 하락에 베팅하던 헤지펀드 업체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며 거액을 거머쥐었지만, 이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개미투자자들은 활동하던 레딧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에 제약이 발생했고, 정부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게임스탑 매장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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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시작, 경과, 결말 : 이번 전쟁은 공매도 전문가인 시트론 캐피털의 앤드류 레프트가 게임스탑 하락에 베팅하면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레프트의 게임스탑 공매도는 곧바로 개인투자자들의 상승 베팅 공격을 받았다. 시트론은 월스트리트베츠의 표적이 됐다.
시트론 캐피털이 쇼트 스퀴즈(공매도 쥐어짜기)로 방어에 나섰지만, 게임스탑 주가는 이날 135% 급등했다. 지난 12일 이후 약 1700%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24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결국 레프트는 게임스탑에 대한 베팅을 포기했다. 그는 회사 게시판에 "시장을 존중한다"는 짧은 글을 남기고 퇴각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사인 맬빈 자산운용도 수십억달러 손실을 본 후 게임스탑 거래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게임스탑 외에도 블랙베리는 33% 급등, 올 들어 상승폭이 279%에 달했다. 영화관 체인업체인 AMC는 300% 급등, 올 들어 800% 넘게 상승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모두 주가가 계속 급등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실적이나 펀더멘털에 따른 폭등이 아닌 것이다.
레딧 로고(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
◇ 레딧 토론방 이용 제한 : 게임스탑 폭등의 진원지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토론방이 임시 폐쇄된 후 게임스탑을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1시간 후 레딧이 재개되었을 때 변경된 이용 정책에 따라 초대장을 가지고 입장이 가능한 개인투자자들이 폐쇄 중 일어난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게임스탑, AMC 엔터테인먼트, 코스, 블랙베리 등은 모두 레딧이 폐쇄된 직후 20% 이상 하락했다가 1시간 후 다시 문을 연 다음 낙폭을 다소 줄였다.
레딧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집결해 공매도 세력인 헤지펀드사들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며 주가를 폭등시킨 장소다. 헤지펀드사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레딧은 사이트 임시 폐쇄에 앞서 성명서를 통해 "'월스트리트베츠' 운영자들이 자체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불법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불법 거래를 권유하거나 촉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유효한 법 집행 조사나 조치를 검토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딧은 이 사이트를 재개했으나 현재 이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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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당국 규제 움직임 : 미연방 증권거래소(SEC)는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전날 매사추세츠주 최고 증권감독당국자인 윌리엄 갤빈 주 국무장관은 인터뷰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30일간 게임스탑 거래를 전면 중단시키고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딧은 연방정부의 관심도 끌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팀이 "시장 혼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를 오랫동안 비판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규제당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최근 게임스탑 거래로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 사모펀드, 큰손 투자자들은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을 개인 카지노처럼 취급해 왔고 그 대가를 다른 모든 사람이 치렀다"며 "SEC 등 금융 규제 기관들의 조치가 한참 늦었다"고 비난했다.
직장인이 주가지수를 확인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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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의 레버리지 이동 신호 논쟁 : 전문가들은 게임스탑 사태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레버리지가 기관투자자들에게서 개인투자자들로 이동하는 징조가 아닌지 논의하고 있다.
S3파트너스의 이호르 뒤사니위스키 S3 예측 분석 담당 상무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게임스탑에서 27일 하루 만에 최대 98억5000만달러 손실을 입어 총 누적 손실이 최소한 191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전략가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사들이 던지는 저렴한 게임스탑 주식을 레딧의 관중들이 받아먹고 우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마치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을 연상케 한다"면서도 "부풀려진 주식은 결국 적정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레딧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시스 오해니언은 주식시장에서의 개인투자자들의 부상은 건전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기관투자자 세력에 매번 당했다고 느낀 개인투자자들의 심정이 바로 이런 것이다"고 강조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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